[신나는 공부]“재밌게 본 영화도 면접에 활용했죠”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0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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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격생이 전하는 마이스터고 심층면접 대비법

《 2015학년도 마이스터고 입시가 본격 시작됐다.

전국 마이스터고 대부분이 31일 원서접수를 마감하고 △서류(학교생활기록부, 학업계획서 등) △심층면접 △적성고사 등의 점수를 합산해 합격자를 뽑는다. 2015학년도 마이스터고 입시는 심층면접이 당락을 가를 핵심요소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에 고교에 입학하는 현 중3의 학교생활기록부 교과 성적은 과목별로

A∼E의 성취도를 부여한 절대평가 성적이 반영된다. 석차등급으로 교과 성적이 반영되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절대평가 성적만으로 학생 간 교과 성적 차이를 가늠해야 하는 상황이 됨에 따라 교과 성적의 변별력이 떨어지고 면접의 중요성이 커진 것. 》

마이스터고 입시는 지원자가 한 학교에만 지원할 수 있어 단 한 번의 면접에 승부를 걸어야한다. 2014학년도 인천해사고, 수원하이텍고 입시 면접에서 두각을 보이면서 이들 학교에 합격한 이원호 군(인천해사고 1학년)과 노유정 양(수원하이텍고 1학년)으로부터 심층면접 대비법을 들었다.

수원하이텍고 1학년 노유정 양
수원하이텍고 1학년 노유정 양
미래계획 질문… 답변은 ‘취업’에 초점 맞춰야

마이스터고는 재학생 취업률 100%를 목표로 설립된 학교이므로 ‘대학 진학’이 아닌 ‘취업’을 목표로 모든 커리큘럼을 짠다. 면접에서 학업 및 미래계획과 관련된 질문이 나오면 답변은 이런 마이스터고의 교육목표와 잘 부합해야 한다. “졸업 후 계획은 무엇이냐”는 질문에 “관련 대학에 진학해 전문역량을 쌓고 싶다”와 같이 답변하면 마이스터고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지원자로 평가받을 수도 있는 것.

노 양은 면접 전 지원분야뿐 아니라 ‘선취업 후진학’ 제도도 조사했다. 미래계획을 묻는 질문에 노 양은 “메카트로닉스 산업체에 먼저 취업해 경력을 쌓은 뒤 대학에 진학해 전문성을 갖춘 최고기술자가 되는 것이 목표”라고 답했다.

에너지·해양·메카트로닉스·반도체 등 특정산업에 특화된 마이스터고는 졸업 직후의 진로가 뚜렷하므로 장기적인 미래계획을 보여주는 것이 높은 평가를 받는 비결이다.

이 군은 미래계획을 묻는 질문에 “졸업 후 3년 정도 항해사로 근무하면서 바다를 이해한 뒤 해양과학연구 분야에서 종사하고 싶다”고 답했다. 졸업 직후 갖게 될 직업에 대한 계획만을 제시하는 다른 많은 지원자와 달리 이 군은 자신의 전문분야를 발전시킬 장기적인 방향을 제시해 해당 분야에 대한 관심을 구체적으로 드러낸 것.

김상환 인천해사고 교무기획부장은 “지원분야에 대한 사전조사, 직무에 대한 이해 등을 포괄하도록 자신의 미래계획을 설명하면 직무적합성, 태도 측면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인천해사고 1학년 이원호 군
인천해사고 1학년 이원호 군
경험 녹인 답변으로 자기주도성 강조

지원 동기나 인성평가 관련 질문은 면접전형에 자주 등장하는 ‘단골’ 질문유형. 이때 거창하게 이야기를 꾸며 말하거나 단순히 “이런 직업을 갖고 싶어서” 또는 “해당 분야 대기업에 취업하기 위해서”라는 정형화된 답변으로는 다른 지원자와 차별화할 수 없다. 자신의 경험을 예로 들어 답변해야 면접관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다.

지원동기를 묻는 질문에 이 군은 “신대륙을 발견한 콜럼버스의 이야기를 초등학교 때 접한 뒤 바다에 대한 궁금증이 생겼고 영화 ‘캐리비안의 해적’을 보면서 항해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지원했다”고 답했다. 창의성을 발휘해 자신의 진솔한 경험을 녹인 이 군의 답변이 “항해사가 돼 대기업에 취업하고 싶어 지원했다”와 같은 천편일률적인 답변들 사이에서 돋보였다는 평.

노 양은 인성을 평가하기 위해 받은 질문에 중학교 때 경험을 예로 들어 답했다. “기숙사 생활을 하다가 친구와 갈등이 생기면 어떻게 대처하겠느냐”는 질문을 받은 노 양은 “중학교 때 친구와 다투면 먼저 다가가 적극적으로 대화를 시도하며 화해하려고 노력했다. 이런 경험을 고교 때도 적용해 갈등을 해결할 것”이라고 답했다.

수원하이텍고 입학 면접을 담당하는 서영란 교사는 “사소한 경험이라도 그 경험을 통해 얻은 생각을 답변에 녹이면 면접관은 지원자가 진로를 주체적으로 정하고 갈등도 주도적으로 해결할 수 있겠다는 확신을 갖게 된다”고 말했다.

글·사진 이승현 hyunee@donga.com·김재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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