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되면 발목잡는 규제 많아져… 중견기업들도 ‘피터팬 증후군’ 팽배”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0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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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철 전경련 부회장 밝혀 “덩치 커져도 규제 유예할 필요”

기업 규모가 커질수록 급증하는 정부 규제가 중소기업뿐 아니라 중견기업의 성장도 가로막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대기업이 되면 그만큼 발목을 잡는 규제가 많아져 중견기업들 사이에 대기업으로 크는 것을 꺼리는 이른바 ‘피터팬 증후군’이 만연해 있다는 분석이다.

이승철 전국경제인연합회 부회장(사진)은 17일 열린 기자단 추계세미나에서 “우리나라 6대 주력산업의 성장률이 계속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는 큰 원인은 중견기업의 ‘피터팬 증후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날 이 부회장은 ‘2014년 한국경제 현황 및 대책’을 발표하며 30대 그룹 신규 진입 및 기업 상장 현황 자료를 제시했다. 그는 “1997년부터 2003년까지는 해마다 2∼4개의 그룹이 꾸준히 새로운 30대 그룹으로 진입했다”며 “그러나 2004∼2010년에는 연간 1개 수준으로 줄었고 그 이후엔 아예 제로(0)”라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2008년 출자총액제한제도를 폐지하고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 기준을 자산 2조 원에서 5조 원으로 올린 게 결정적 역할을 했을 것”이라며 “법 개정 이후 2조 원 이상 기업집단에 대한 규제는 완화된 반면 5조 원 이상 기업집단에 대한 규제는 늘어난 게 그 원인”이라고 해석했다. 이어 “실제 2008년 전후 기업 성장 현황을 보면 자산 2조 원 이상 5조 원 미만 기업집단은 크게 늘어난 반면 5조 원 이상 기업집단의 수는 정체 현상이 발생했다”며 “최근 5년간 중견기업 2505개사 중 대기업으로 성장한 기업은 2곳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전경련에 따르면 현재 국내 기업 자산 규모별 규제 건수의 경우 자산 1000억 원 이하 기업은 5건이지만 자산 2조 원 미만은 21건, 자산 5조 원 미만은 44건으로 급증한다. 이 부회장은 “이는 선진국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현상”이라며 “기업 규모가 커지더라도 규제 수준은 3∼5년간 이전 수준으로 유예해 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대기업 규제#중견기업#경제 성장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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