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드샷 퇴장 룰 때문에…승리투수 못 된 류제국

  • 스포츠동아
  • 입력 2014년 10월 20일 06시 40분


LG 선발투수 류제국은 19일 마산구장에서 열린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5회 투구가 상대타자 모창민의 헬멧을 스치는 바람에 ‘헤드샷 퇴장’ 규정에 따라 강판을 당했다. 마산|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트위터 @bluemarine007
LG 선발투수 류제국은 19일 마산구장에서 열린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5회 투구가 상대타자 모창민의 헬멧을 스치는 바람에 ‘헤드샷 퇴장’ 규정에 따라 강판을 당했다. 마산|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트위터 @bluemarine007
준PO 1차전 4이닝 1실점 호투
고의성 없는 실투 한 번에 강판

불필요한 규정 하나가 가을축제인 준플레이오프(준PO 1차전)를 망쳐놓을 뻔했다.

LG와 NC의 경기가 열린 19일 마산구장. LG의 선발투수 류제국은 4이닝 동안 4안타(1홈런) 3삼진 1실점으로 호투하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사달이 났다. 8-1로 앞선 5회 1B-0S에서 선두타자 모창민에게 던진 138km 투심이 조금 높게 날아가 포수 최경철의 글러브로 빨려 들어갔다. 고의성 없는 실투였다. 하지만 모창민은 곧장 헬멧에 맞았다는 제스처를 심판에게 했고, 최수원 구심은 모창민의 1루 진루를 허용했다. 그리고 심판은 투수 류제국을 퇴장시켰다. LG 양상문 감독은 최 구심에게 항의했으나 판정은 번복되지 않았다. 포스트시즌 역대 2번째 자동퇴장. SK 투수 김정수가 2003년 10월 21일 현대와 SK의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현대 전준호를 맞혀 퇴장당한 바 있다.

판정은 애초부터 번복될 수 없었다. KBO 규칙위원회는 올 시즌부터 ‘주심은 투구(직구)가 타자의 머리 쪽으로 날아왔을 때 맞지 않더라도 1차로 경고하고 맞았거나 스쳤을 때에는 고의 여부와 상관 없이 투수를 퇴장 조치 한다’는 대회요강을 신설했다. 2003∼2004년 헤드샷 자동퇴장 규정이 다시 신설된 것이다.

자동퇴장 규정은 미국이나 일본 프로야구, 그리고 아마추어 국제대회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타자 보호를 명목으로 지나친 규정 집행을 하고 있다. 이에 대한 비판론도 많다. 경기력만으로 좌우돼야 할 승부가 뒤틀릴 수도 있고 타고투저의 시대에서 투수들이 몸쪽 승부에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올 시즌 헤드샷 퇴장은 모두 3차례에 그칠 정도로 드물었다.

LG는 이날 경기에서 잘 던지던 류제국을 빼고 윤지웅을 급히 구원등판시켰다. 하지만 윤지웅은 몸이 덜 풀린 탓인지 첫 타자 손시헌에게 중전안타를 맞았고, 후속타자 김종호에게 1타점 적시타를 허용, 마운드를 신재웅에게 넘겼다. 다행히 추가 실점은 없었고 류제국의 자책점도 2개로 늘었지만, 자동퇴장 규정으로 불펜투수를 소모하는 꼴이 됐다.

마산|박상준 기자 spark47@donga.com 트위터 @sangjun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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