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시위대와 직접 이메일 인터뷰…“韓 민주주의 본받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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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년 10월 17일 08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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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제보= 독자 모니카 리
사진 제보= 독자 모니카 리
중국이 추진하고 있는 2017년 홍콩 행정장관 선거에 반대하는 시위대의 도심 점거 시위가 20일이 넘었다.

홍콩 민주파는 중국이 오는 2017년 행정장관 선거에 반중(反中) 인사가 나오는 것을 제한하고 친중(親中) 인사만 나오도록 한 것을 두고 시위를 벌이기 시작했다.

홍콩 행정장관 직선제를 두고 시위를 벌이면서 경찰의 최루탄에 우산을 들고 맞선 것을 두고 여러 외신들은 ‘우산 혁명’으로 표현하기도 했다.

홍콩의 민주화를 위해 시위대에 참여하고 있는 대학생 모니카 리 씨(25‧여)가 동아닷컴 도깨비뉴스에 제보를 보내왔다.

모니카 리 씨는 “한국의 민주주의를 본받고 싶다”면서 “더 많은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모니카 리 씨와 이메일 인터뷰를 통해 현 상황과 시위대의 생각을 들어봤다.

- 현재 시위 상황은 어떤가?
“시위가 끝날 거라는 표시는 보이지 않는다. 수많은 홍콩 시민들이 시위에 참여하며 길에서 자고 있다. 나도 집에 들어가지 않고 여전히 밤샘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이번 시위는 홍콩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이뤄졌다. 사람들은 어디에서든 시위할 수 있다. 많은 장소가 마비된 이유이다.”

- 어떻게 시위에 참여하게 됐나?
“영국에서 공부할 때부터 페이스북을 통해 이 시위를 항상 지지하고 있었다. 그리고 홍콩에 들어와 바로 참여했다. 홍콩 시위는 최근에 벌어진 시위가 아니다. 1년 전부터 홍콩 시민들의 크고 작은 시위가 있었고 우리는 그것을 어큐파이 센트럴(occupy central)이라고 불렀다.”

- 대학생들이 시위대에서 주체적으로 하는 일이 있나?
“지식인들과 젊은 시위자들을 중심으로 다양한 형태의 자발적 모임이 존재한다. 나도 두 그룹을 운영하고 있다. 한 그룹은 외신기자들에게 직접 시위대 목소리를 번역해주는 작업을 하고 있다. 다른 그룹은 중국에 있는 대학생들에게 홍콩 소식을 전해주는 작업을 하고 있다.

중국 대학생들은 시위 현장을 다른 중국인들에게 전하기 위해 자신의 실명까지 거론하는 걸 허락하고 있다.”

사진 제보= 독자 모니카 리
사진 제보= 독자 모니카 리
- 폭력 시위가 벌어질 우려가 있다고 하는데
“시위는 처음엔 평화롭게 진행됐다. 홍콩 3개 지역 (몽콕, 코즈웨이베이, 애드미럴티) 시위대들은 평화 시위의 규칙을 지키고 있다. 폭력적인 쪽은 오직 정부뿐이다. 정부는 경찰들을 시켜 최루가스를 사용하게 했다.

경찰들은 조직 폭력배들이 시위대 안에 들어와도 제지하지 않고 있다. 곳곳에서 성희롱 사건이 발생해도 거리에 있는 경찰들이 수수방관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이 시위는 처음부터 평화 시위였다. 폭력 시위가 아니다.”

- 한국 국민들에게 알리고 싶은 말은?
“우리는 보통 선거권을 갖기 위해 싸우고 있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오직 이것뿐이다. 그래서 모두가 아주 긴 시위를 예상하고 있다. 홍콩 시위대는 모두 한국이 민주주의를 위해 40년간 싸운 것을 알고 있다.

거리 현장에서는 한국 국민이 민주주의를 위해 싸워온 다큐멘터리 비디오를 계속해서 상영하고 있다. 그만큼 한국 국민들이 홍콩 시위에 관련된 뉴스와 우리들의 상황에 관심을 가져주기를 바란다.”
- 한국 네티즌들이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시위관련 뉴스를 많이 공유해주시기를 바란다. 트위터 페이스북 등 SNS가 많은 도움이 되었다. 시위 관련 뉴스를 공유하고 그것에 대해 관심을 갖고 토론했으면 좋겠다. 아주 작은 관심이 모이면 중국 정부를 압박할 수 있다.”

이메일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모니카 리 씨는 ‘평화적 시위’라는 단어를 많이 언급했다. 평화적으로 민주주의를 정착시키겠다는 의지가 담긴 듯 보였다.

모니카 리 씨는 오늘(이메일 인터뷰를 진행했던 17일)도 시위대와 함께 거리로 나와 잠을 잘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홍콩의 민주화 시위는 여러 외신이 전하면서 국제 사회에 널리 알려졌다.

‘한 나라의 민주화는 국민이 가지고 있는 자유의 정도로 표현된다’는 격언이 있다. 홍콩의 민주화가 조속하게 정착되는 모습을 전 세계 네티즌들이 지켜보고 있다.

동아닷컴 도깨비뉴스 이용우 기자 yw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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