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으로 떠나는 ‘단풍+온천’ 여행… 남녀노소 누구와도 즐겁다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0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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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나를 찾아서]도치기 현 닛코 ‘기누가와 온천’

잔잔히 흐르는 하천에 목선을 띄우고 그 안에서 기암괴석과 단풍을 즐기는 호사. 기누가와 온천 여행에서는 가능하다. 올해는 11월 초·중순 무렵이 단풍 최절정기라고 한다. 닛코시 관광협회 제공
잔잔히 흐르는 하천에 목선을 띄우고 그 안에서 기암괴석과 단풍을 즐기는 호사. 기누가와 온천 여행에서는 가능하다. 올해는 11월 초·중순 무렵이 단풍 최절정기라고 한다. 닛코시 관광협회 제공
여름휴가 때 제대로 가족에게 봉사하지 못했다면, 단풍 여행을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겠다면, 뭔가 새로운 곳을 체험하고 싶다면…. 이런 수요에 맞춘 일본 여행 상품이 눈길을 끌고 있다.

엔화 가치가 크게 떨어진 요즘이 일본 여행에 최적기다. 해외 국가 중 워낙 가까우니 금요일 하루 휴가를 내면 2박 3일로 다녀올 수 있다. 더구나 서울(인천 및 김포공항)과 도쿄(東京·나리타 및 하네다 공항)를 잇는 비행기는 하루 100여 편이나 있다.

그럼 일본 어디로 갈까. 일본에서 장기 체류한 경험이 있는 사람에게 묻는다면 도치기(栃木) 현 닛코(日光) 시 ‘기누가와(鬼怒川) 온천’을 추천한다. 한국에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단풍’과 ‘온천’을 함께 즐길 수 있는 온천 명소다. 단풍 최절정기인 11월 초·중순에 방문한다면 ‘당신만의 일본’을 찾을 수 있다. 실제로 찾아가 보니 외국 여행객만 느낄 수 있는 새로운 여정이 펼쳐졌다.

목선(木船)에서 보는 비경(秘境)

기누가와 온천의 최대 장점 중 하나는 도쿄에서 가깝다는 점이다. 도쿄 아사쿠사(淺草) 역에서 도부(東武) 특급열차 스페시아(편도 2990엔·약 3만 원)를 타면 2시간 정도면 도착한다.

이곳은 약 2200만 년 전 해저화산의 활동으로 인해 화산암이 솟아올랐고 그 사이를 기누가와 하천이 흐른다. 하천은 수천 년 동안 화산암을 깎아내면서 기암괴석을 만들어냈다. 그 위에는 단풍나무가 담요처럼 덮여 있다. 한국에선 좀처럼 보기 힘든 풍경이다.

기누가와 온천역에 도착해 가장 먼저 목선 타는 곳으로 방향을 잡았다. 역에서 걸어 5분이면 승선장에 도착한다. 20여 명을 태운 목선은 부드럽게 하천을 빠져나갔다. 갑자기 “와” 감탄사가 들려 고개를 드니 근육질 바위 사이로 울긋불긋 물들기 시작한 단풍이 한눈에 들어왔다. 단풍잎을 아래에서 쳐다보는 것도 새로운 경험이었다.

뱃사공이 바위 하나하나를 가리키며 고릴라 코끼리 곰 등의 이름을 붙여 설명했다. 약 40분간의 승선 시간이 금세 지나가버렸다. 승선료 2700엔. http://linekudari.com/

단풍 절경지 ‘류오쿄(龍王峽)’


승선장에서 하천을 따라 승용차로 약 10분을 달리면 류오쿄 산책로 입구가 나온다. 3km인 산책로가 용의 모습을 닮고 있어 이름에 ‘용(龍)’이란 한자가 붙었다. 그럼 ‘협(峽)’은 왜 붙었을까. 실제 현장을 가 보면 정답을 알 수 있다. 계곡의 수준을 넘어 ‘협곡’이 펼쳐져 있다. 하천에 깎인 날카로운 바위 그리고 그 위에 단풍나무가 자리 잡고 있었다. 입구에서부터 감탄사가 터져 나왔다. 약 10분을 걸으면 또 하나의 풍경을 만난다. 니지미바시(虹見橋)가 나온다. 자줏빛이 감도는 이 다리는 협곡 양측을 이어준다. 협곡과 단풍 그리고 자줏빛 다리. 기누가와 온천지에서 본 가장 이국적인 모습이었다.

느긋하게 40분을 걸으면 두 번째 다리 무사사비바시(むささび橋)가 나온다. 산책로 입구에서 약 1km 떨어진 지점이다. 다리 한가운데에 섰다. ‘V’자 모양의 협곡이 겹겹이 보였다. 먼 곳은 구름으로 덮였다. 허공에 떠 있는 신선과 비슷한 체험을 했다.

아이와 함께 왔다면 이 지점에서 돌아가도 된다. 어른끼리라면 남은 2km를 더 가 봐도 좋다. 중간 중간 원숭이가 보인다. 어느 순간 융기한 바위 색깔이 백색에서 청색으로 바뀌는 신기한 모습도 볼 수 있다. 화산 분출물의 성분에 따라 융기한 바위 색깔이 다르다. 산책로 입장료는 없다. www.ryuokyo.org

피로를 날려주는 ‘노천온천’

단풍 구경에 빠져 이곳 제일의 즐길 거리를 놓쳐선 안 된다. 바로 온천이다. 기누가와 계곡 양측 언덕에 온천 여관 및 호텔이 늘어서 있다. 어느 곳에 투숙해도 창문 너머로 하천과 계곡을 볼 수 있다. 그리고 어지간하면 노천온천도 딸려 있다. 기자가 방문했던 13일에는 저녁 비가 왔다. 노천온천에 몸을 담근 채 비를 맞았다. 주위는 온통 단풍나무. 목선 승선과 산책으로 쌓인 피로가 한번에 풀리는 기분이었다.

기누가와 일대 온천은 12월이 되면 4, 5일을 골라 유자를 탕에 띄운다. 유자 온천은 겨울 감기를 이기게 해준다는 속설이 있어 오랜 옛날부터 이렇게 해 왔다. 운이 좋으면 은근한 유자향을 맡으며 노천온천을 맛볼 수도 있다.

여관에 투숙하지 않더라도 대부분 온천을 이용할 수 있다. 아예 온천만 전문적으로 하는 곳도 많다. 500엔 내외를 내면 실내외 온천탕을 모두 즐길 수 있다.

가족 여행객이라면 ‘월드 스퀘어’


아이들은 자칫 단풍과 온천에 지루해할 수 있다. 하지만 기누가와 온천역에서 승용차로 10분 이내 거리에 ‘월드 스퀘어’와 ‘에도무라(江戶村)’가 있어 가족 여행객들에게도 인기가 높다.

월드 스퀘어는 세계 유명 건축물과 유적 102점을 25분의 1 크기로 재현했다. 피라미드와 에펠탑, 만리장성 등이 7.65km² 대지 위에 펼쳐져 있다. 모든 건축물을 다 돌아보면 세계일주를 한 기분. 입장료는 어른 2500엔, 어린이 1200엔. www.tobuws.co.jp

에도무라는 1800년대 초반 에도 시절을 재현해 놓은 곳이다. 칼을 찬 사무라이도 보이고 얼굴에 복면을 쓴 닌자도 보인다. 아이들은 특히 닌자와 사진 찍기를 즐긴다. 어른 4700엔, 어린이 2400엔. www.edowonderland.net

기누가와 ‘유자’ 온천. 닛코시 관광협회 제공
기누가와 ‘유자’ 온천. 닛코시 관광협회 제공
▼기누가와 여행 Tip▼

○ 기누가와 온천 예약을 할 수 있는 여행사

1. 여행박사

전화: 070-7017-9000

(월∼금 오전 9시∼오후 6시)

홈페이지 예약 : www.tourbaksa.com

2. 익스피디아

전화: 02-3480-0165

(월∼일 오전 9시-오후 7시)

홈페이지 예약 : www.expedia.co.kr

○ 나흘간 전철과 버스를 모두 탈 수 있는 프리패스 정보

tabi.tobu.co.jp/ticket/honsen/a03_d.html

○ 일본관광청


www.jroute.or.kr / www.facebook.com/joinjroute
닛코=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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