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 야외공연장 참사]“혹시 우리 아이가” 학부모들 한때 패닉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0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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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관람 여부 확인전화 폭주… 10대 사상자 없다는 소식에 진정

‘설마 우리 아이가 저기에, 설마….’

17일 오후 6시 반경. TV 뉴스에서 ‘걸그룹 포미닛 공연장 인근 환풍구 붕괴’ 속보 자막이 뜨자 경기 성남시 판교와 인근에 거주하는 중고교생의 학부모들은 아연실색했다. 걸그룹의 공연이기 때문에 자신의 10대 자녀가 거기에 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머리를 스친 것. 4월 16일 세월호 침몰 사고가 전해진 악몽 같은 날의 데자뷔와 같은 순간이었다.

사고 직후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는 ‘희생자 중 학생들이 많다’는 소문이 돌았다. 인터넷 일부 언론들은 ‘사상자 대부분이 학생’이라는 추측성 보도를 쏟아냈다. 마침 금요일이라 대부분 학교가 야간 자율학습을 실시하지 않아 일찍 하교한 학생들이 포미닛 등의 공연을 보러 갔을 가능성이 컸다는 점도 이런 추측을 부추겼다.

뉴스 속보를 본 학부모들은 황급히 휴대전화를 집어 들고 자녀들의 행방을 확인하기 시작했다. 뉴스에서 사망자 수가 계속 늘어나자 자녀와 연락이 안 된 학부모들은 발을 동동 굴렀다. 학교의 학급별로 학부모들이 단체 카카오톡 대화방을 만들어 자녀들 소재 파악에 나섰다. 한 학부모는 “아들이 게임방에 간다고 나갔는데 연락이 되지 않는다”며 다급하게 반 친구와 다른 학부모에게 아들의 행방을 수소문하기도 했다.

판교동에 있는 낙생고는 사고 소식을 접하자마자 학부모들에게 ‘자녀가 귀가하지 않았으면 확인 후 담임 교사에게 즉시 연락을 달라’는 문자메시지를 발송하기도 했다.

하지만 오후 10시경 사망자는 물론이고 부상자 중에 10대 학생이 없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부모들은 놀란 가슴을 진정시켰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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