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응룡의 소회, “오늘 승리가 가장 중요하다”고 했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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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년 10월 18일 06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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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응룡 감독. 스포츠동아DB
김응룡 감독. 스포츠동아DB
김응룡(73) 한화 감독은 선수시절 국가대표 4번타자였고, 아마추어 국가대표 사령탑, 그리고 1983년 해태 감독, 2001년 삼성 감독과 경기인 출신 첫 구단 사장을 역임한 한국야구의 살아있는 역사다. 2013년 한화 감독을 맡아 현장에 복귀했지만 결과는 2년 연속 최하위였다. 올해를 끝으로 계약이 종료된다. 30년 넘게 몸담은 프로야구 현장과 사실상 작별하는 날, 그러나 최종전에 앞서 노장의 머릿속에는 과거보다 오늘, 그리고 눈앞 그라운드가 더 가득했다.

17일 광주-KIA챔피언스필드. KIA전을 앞두고 김응룡 감독에게 취재진은 현장을 떠나는 소회를 물었다. 김 감독은 “그런 게 어디 있냐. 오늘 이기는 것만 생각한다. 오늘 경기가 중요하다”고 답했다.

김 감독은 이날 애제자 선동열 KIA 감독과 30분 넘게 대화를 한 후 덕아웃에 나왔다. 선 감독 역시 이날 경기가 KIA와 3년 계약 마지막 게임이었다. 김 감독은 “잘리는 사람끼리 놀다 왔다”고 농담하며 “후회 없다. 키우고 싶은 선수 열심히 키웠다. 선수들에게도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다들 프로인데 오히려 내가 배울 점이 많다”고 말했다.

이날은 어쩌면 김 감독이 프로야구팀 유니폼을 입는 마지막 날. 우연의 일치인지 한국시리즈 9회 우승을 함께한 제2의 고향 광주가 그 무대였다. 김 감독은 “고향에서 마지막 경기를 한다. 유행가 가사라도 읊어야 하나. 고향에 왔는데 아는 이 없고, 반겨주는 이 없네~”라고 말하며 잠시 웃었다. 그리고 “오늘 승리가 진짜 중요하다”고 다시 힘주어 말했다.

그러나 노 감독의 바람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한화는 김태균이 1회 2점홈런(시즌 18호), 한상훈이 8회 1점홈런(시즌 1호)을 날리는 등 8회까지 4-4로 팽팽하게 맞섰지만 9회말 1사 만루에서 박정진의 끝내기 폭투로 김응룡 감독의 마지막 경기는 허망하게 패했다. 김 감독은 이날 경기까지 감독 통산 1567승1300패68무의 기록을 남겼다.

광주|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트위터 @rushlk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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