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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정통 록으로 정면 승부… 작정하고 힘줬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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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정통 록으로 정면 승부… 작정하고 힘줬어요”

임희윤기자 입력 2014-10-17 03:00수정 2014-10-17 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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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만의 3집 ‘사람의 마음’ 낸 ‘장기하와 얼굴들’
밴드 ‘장기하와 얼굴들’의 신작은 입체적이다. 촌극 아닌 정극이다. 왼쪽부터 전일준(드럼) 이민기(기타) 이종민(건반) 장기하(보컬) 하세가와 요헤이(기타) 정중엽(베이스기타). 김경제 기자 kjk5873@donga.com
장기하와 얼굴들(장얼)이 15일 낸 3집 ‘사람의 마음’은 배반의 음반이다.

‘싸구려 커피’ ‘달이 차오른다, 가자’(2008년)로 스타덤에 오른 장기하 특유의 ‘아이디어가 번뜩이는 음악’을 촌극으로 기억하는 이들 앞에 이제 ‘희극왕’은 없다. 3년 만의 신작은 정극이다. 묵직한 뼈대를 세밀한 음향과 편곡으로 치장한 변검술이다. 표지의 가수명을 검은 테이프로 가리고 CD 진열장의 도어스, 비틀스와 지미 헨드릭스 사이에 꽂고 싶은 충동이 든다.

16일 오전 서울 마포구 독막로에서 만난 장기하는 “칼을 뽑고 록 밴드로서 진짜 승부를 해보고 싶었다”고 했다. 수록 곡 ‘내 사람’은 스피커 볼륨을 한껏 키운 뒤 멀리 앉아 들어야 제맛을 볼 수 있다. 춤추듯 다가서고 멀어지는 음향의 입체감이 무화과나 석류의 속을 앞니로 깨문 듯 시큼한 공감각을 펼쳐낸다.

“이번엔 노래도 읊조리는 대신 작정하고 힘줬어요. ‘파’보다 높이 올라가는 노래가 전엔 거의 없었는데 신작엔 ‘솔’ ‘라’까지 올리는 노래가 많아요.” (장기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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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바닥이 쩍 달라붙는 자취방에서 1만∼2만 명이 지축을 구르는 록 페스티벌로 활동 무대가 넓어지면서 소리 풍경도 아이맥스로 확장됐다. 장기하와 앨범을 함께 프로듀스 한 기타리스트 하세가와 요헤이의 공도 크다. 하세가와는 1995년 신중현, 산울림의 LP레코드를 구하려 대한해협을 건넜다가 서울에 눌러앉았고 김창완밴드를 거쳐 장얼에 합류했다. 하세가와는 “장얼 3집은 비틀스의 ‘리볼버’(1966년)처럼 록을 다양한 스펙트럼으로 분해해 보여주는 앨범”이라고 자부했다.

수록 곡 ‘구두쇠’는 오르간, 밴조, 프렛리스 베이스(반음을 가르는 지판 경계가 없는 전기 베이스기타), 카주 연주가 중첩돼 복고적이면서도 독특한 뉘앙스의 노래로 완성됐다.

‘내 이름을 불러주세요’에는 희귀악기인 1960년대산 멜로트론(미리 녹음된 음원을 테이프 재생 방식으로 연주하는 건반악기)이 쓰였다. 건반주자 이종민은 “곡 도입부와 종결부 사이 이 악기가 등장하지 않는 부분에는 멜로트론이 켜져 있을 때 나는 미세 잡음도 일부러 삽입했다”고 했다.

‘내 사람’에서는 강수지의 ‘보랏빛 향기’에도 쓰인 1980년대 신시사이저 ‘야마하 DX7’과 일렉트릭 시타르가 겹쳐 연주하는 주제부 위로 전기기타의 여섯 번째 줄로만 연주된 힘찬 반복 악절이 얹혀 박진감을 더한다.

서서히 고양되는 첫 곡 ‘별 일 없었니’부터 전인권이 참여한 ‘착한 건 나쁜 게 아니야 pt.2’의 장엄한 피날레까지 12곡은 줄거리를 지닌 영화처럼 흘러간다. 한방에 귀를 끄는 장기하식 후렴구가 없다는 건 흠이다.

“흥행에서 위험을 무릅쓰더라도 장얼이, 작곡가 장기하가 2014년에 이런 걸 하고 싶었다는 걸 꼭 보여주고 싶었어요.”

장얼은 23일 서울을 시작으로 대구 대전 전주 부산을 잇는 순회공연을 연말까지 한다.(1544-1555) ‘사람의 마음’ 두근두근 지수 ♥♥♥♥

임희윤 기자 imi@donga.com
#사람의 마음#장기하와 얼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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