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잃고 몸소 겪은 절절한 아픔 담았어요”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0월 17일 03시 00분


코멘트

청소년 자살 문제 다룬 소설 ‘마음오를꽃’ 펴낸 정도상 작가

가슴에 자식의 무덤을 가진 부모의 심정으로 썼다는 신작 소설 ‘마음오를꽃’의 정도상 작가. 자음과모음 제공
가슴에 자식의 무덤을 가진 부모의 심정으로 썼다는 신작 소설 ‘마음오를꽃’의 정도상 작가. 자음과모음 제공

정도상 작가(54)는 2005년 중학생이던 큰아들을 잃었다. 아들은 짧은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영혼으로 하나’였던 아들의 죽음은 지울 수 없는 상처로 남았다. 2012년 청소년들의 자살이 잇달았다. 그는 아들을 잃은 아버지로서 해야 할 일이 있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쓴 소설이 최근 출간한 ‘마음오를꽃’(자음과모음·사진)이다. 정 작가는 기자간담회에서 “아들을 잃고 몸소 겪은 이야기”라고 말했다.

“청소년에게 자신의 자살로 부모가 어떤 일을 겪게 되는지, 가정이 어떻게 파괴되는지를 들려주고 싶었어요. 자살을 결정하는 순간에 한 걸음만 뒤로 물러났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으로 썼습니다.”

주인공 소년, 소녀는 우리 곁에서 흔히 볼 수 있다. 남부럽지 않은 환경에서 살지만 인생의 의미를 찾지 못하는 소년 우규. 어머니를 ‘엄마느님’이라 부르며 과보호 속에 컸다가 친구들의 미움을 산 소녀 나래. 둘은 자살로 목숨을 끊고 ‘가운데 하늘’인 저승에서 다시 만난다. 이곳에서 세상의 가족과 친구들의 모습을 보며 뒤늦게 참회한다.

정 작가는 경전 ‘티베트 사자의 서’와 제주도 설화 ‘서천꽃밭’을 기본 얼개로 소설을 썼다. 제목 ‘마음오를꽃’은 서천꽃밭에 피는 환생의 꽃 중 하나. 뼈오를꽃 살오를꽃 피오를꽃 숨오를꽃을 먹어 육체를 완성하고 마지막에 ‘마음’을 만들어주는 마음오를꽃을 먹으면 인간계로 환생한다.

“자살하면 이생을 다시 살아야 하는 형벌인 환생을 하게 됩니다. 세상을 잘 견뎌내는 힘이 무엇인지 아이들이 알아줬으면 좋겠어요.”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정도상#마음오를꽃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