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 “오스트리아式 이원집정부제 최근 부상”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0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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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헌론 불지피는 김무성 대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16일 던진 중국 상하이발(發) 개헌론이 정국에 미묘한 파장을 불어넣고 있다. 야권이 이미 개헌 논의에 적극적인 상황에서 집권당 대표가 “봇물이 터지면 막을 수 없다”는 말로 개헌 논의 불가피론을 강조했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16일 기자간담회에서 “우리 사회가 철저한 진영논리에 빠져 아무것도 되는 게 없다”며 “All or Nothing(전부 아니면 전무) 게임이기 때문에 권력 쟁취전이 발생하고, 권력을 분점해야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했다. 1일 “개헌 논의는 이번 정기국회 끝나고 해도 늦지 않다”며 한발 물러서는 듯한 모습을 보였던 것과는 달라진 태도다.

또 김 대표는 “지역감정을 배경으로 하는 양극 정치체제에 대해 중대선거구제 도입이나 석패율제 도입 등과 같은 부분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 방중이 대권 행보 아니냐’는 질문에는 “대권 행보면 (잠재적 경쟁자인) 김문수 위원장을 데리고 왔겠느냐”고 반문했다.

한편 김 대표는 공무원연금 개혁과 관련해 “대선 때 그 공약으로 집권했기 때문에 지키기 위한 노력을 충분히 해야 한다”며 “다음 선거를 생각하면 쳐다보기도 싫은 주제이지만 국민 부담과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에 공무원들의 애국심에 호소해서 접근하겠다”고 밝혔다.

여권 내부에선 박근혜 대통령이 개헌 논의에 공식 반대한 지 열흘 만에 김 대표가 개헌론을 꺼내들면서 당청(黨靑) 갈등이 고조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청와대 일부 인사는 김 대표의 발언에 불쾌해했지만 공식 반응을 자제했다. 개헌을 놓고 당청 간 갈등 시비를 차단하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 청와대 관계자는 “박 대통령은 이미 개헌에 대해 분명한 반대 의견을 낸 만큼 새롭게 추가할 것이 없다”며 “현재 해외 방문 중 개헌 문제를 논의할 여유도, 이유도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갈등의 불씨는 꺼지지 않은 것 같다.

일부 친박(친박근혜) 인사들은 김 대표의 발언을 비판했다. 친박계 김태흠 의원은 “개헌과 같이 국가적으로 중요한 사안에 대해 당 대표가 국내가 아닌 외국에서 발언을 하는 행태부터가 잘못”이라고 비난했다.

:: 오스트리아식 이원집정부제 ::

국민의 직접 선거로 선출되는 대통령은 국가원수로서 외교 통일 국방 등 외치를 전담하며 국방통수권, 국회나 정당 해산, 계엄 선포, 긴급명령 등의 권한을 갖는다. 국회의 과반을 차지하는 다수당 또는 연립내각에서 선출한 국무총리는 행정수반으로서 행정부 통할과 법률안 제출권, 예산 편성권, 행정입법권 등 내치 권한을 갖는다. 오스트리아식은 프랑스식보다 총리의 권한이 더 강하다.

상하이=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김무성#개헌#오스트리아식 이원집정부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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