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硏 원장 공석’ 黨靑 갈등 탓?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0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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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성, 석달 넘게 자리 안채워… 靑 추천 인사 거부하려 지연說
金대표는 “처우 문제로 인물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체제가 출범한 이후 석 달 넘게 여의도연구원(여연) 원장 자리가 채워지지 않아 뒷말이 무성하다. 초반에는 학계 인사들이 고사하면서 인물난에 빠졌다는 관측이 나왔지만 최근에는 청와대와의 갈등설이 흘러나오고 있는 것이다. 당청 갈등의 숨은 ‘뇌관’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16일 여권에 따르면 청와대 측이 김 대표에게 원장 후보로 학계 인사를 추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인사는 Y대 교수로 재직 중인 L 씨로, 보수적 성향의 학자로 분류된다.

이 때문에 당 안팎에선 김 대표가 아직까지 여연 원장을 임명하지 않은 것을 놓고 김 대표가 청와대와 힘겨루기를 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김 대표가 자신이 지목한 인사를 임명하고 싶지만 청와대가 ‘미는’ 인사가 따로 있는 탓에 임명을 미루는 방식으로 청와대에 거절 의사를 밝히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 대표는 주변에 청와대에서 추천한 교수를 임명하지 않은 것은 봉급 등 명문 사립대 교수에 걸맞은 대우를 해주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점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김 대표는 대표 선출 이후 서울 지역 사립대의 경제학자를 접촉했지만 처우 문제 등의 이유로 거절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의도연구원은 정책개발 등을 담당하는 정책연구소로서 당의 ‘싱크탱크’ 역할을 맡고 있다. 특히 총선과 대선 등에서 후보 선출을 위한 여론조사 기능도 하고 있어 여의도연구원을 총괄하는 원장은 여권의 핵심 당직자로 분류되고 있다.

하지만 올 2월 원장이었던 이주영 의원이 해양수산부 장관으로 발탁되면서 공석 상태가 9개월째 지속되고 있다. 현재 이종혁 전 의원이 상근 부원장으로 여연을 실질적으로 이끌고 있다.

당 핵심 관계자는 이날 여연 인선과 관련해 “김 대표는 ‘서두를 것이 뭐가 있느냐’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면서 “초반에 인선 타이밍을 놓친 것도 있기 때문에 지금은 급하지가 않은 상항”이라고 설명했다.

당 안팎에선 박세일 한반도선진화재단 상임고문 등이 여전히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박 고문은 2004년 총선 당시 한나라당 비례대표로 원내에 진출한 뒤 여연 전신인 여의도연구소 소장과 당 정책위의장까지 맡았지만 박근혜 대통령이 당 대표를 맡고 있던 2005년 3월 행정도시법 국회 통과에 반발하며 탈당했다. 청와대 일각에서 ‘박세일 카드’에 민감해하는 이유다.

고성호 기자 sungho@donga.com
#여의도연구원 원장 공석#김무성#청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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