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낡은 프로펠러 여객기 탔더니 너무 오싹”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0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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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 사진작가 평양 체험기
수십년된 소련제 항공기 아직도 운항 “항법사, 객실에 앉아 관제탑과 교신”

북한 고려항공의 IL-18 기종은 첨단 전자화된 대부분의 최신 기종과 달리 아날로그 방식의 계기판을 쓰고 있다(왼쪽 사진). 오른쪽은 깨끗하게 정돈된 기내 화장실의 모습(가운데 사진). 고려항공 비행기의 항법사가 조종석이 아닌 객실에 앉아 관제탑과 교신하는 모습. 사진 출처 비즈니스 인사이더 싱가포르 홈페이지
북한 고려항공의 IL-18 기종은 첨단 전자화된 대부분의 최신 기종과 달리 아날로그 방식의 계기판을 쓰고 있다(왼쪽 사진). 오른쪽은 깨끗하게 정돈된 기내 화장실의 모습(가운데 사진). 고려항공 비행기의 항법사가 조종석이 아닌 객실에 앉아 관제탑과 교신하는 모습. 사진 출처 비즈니스 인사이더 싱가포르 홈페이지
“세계 최악인 항공사의 낡은 비행기에 탄다는 것이 얼마나 무시무시할까.”

북한 고려항공의 노후한 프로펠러 비행기를 타고 말레이시아에서 평양까지 비행한 사진작가의 체험기가 눈길을 끌고 있다. 싱가포르 언론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15일(현지 시간) 말레이인 사진작가 아람 판 씨가 겪은 북한 체험기를 사진과 함께 상세히 소개했다. 판 씨는 비행기 내·외부와 조종실, 평양 순안공항 모습을 전하면서 “오랫동안 잊지 못할 기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판 씨가 탄 비행기는 옛 소련에서 만든 일류신 IL-18. 1957년 소련 항공사가 처음 운용한 냉전시절의 낡은 기종이다. 현재 이 여객기를 상업용으로 쓰는 나라는 전 세계에서 북한이 유일하다. 안전 문제 때문에 유럽연합(EU)은 이 기종의 유럽 지역 취항을 금지하고 있다.

판 씨는 “여러 차례 고려항공을 이용했지만 프로펠러 기종은 처음”이라며 “전자화된 최근 기종과 달리 조종석도 아날로그 방식이었으며 심지어 항법사는 조종석이 아닌 객실에 앉아 관제탑과 교신할 정도로 상태가 열악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기내 화장실은 깨끗했으며 기내식도 예상보다 좋았다고 판 씨는 말했다. 자신의 촬영장비 가방을 본 승무원은 “테러리스트 같다”는 어색한 농담을 던지면서도 밝게 웃어 인상적이었다고 덧붙였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고려항공이 노후 항공기를 보유한 탓에 안정성, 기술 결함, 기내 음식 서비스 등을 매기는 ‘스카이트랙스’에서 최하위인 별 1개를 받았다고 전했다.

고려항공은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일부 최신 기종을 러시아에서 도입하고 국내 도시와 외국을 잇는 항공편을 증편했다. 평양 순안공항도 관광객 증가에 맞춰 2015년 재개장을 목표로 보수공사를 하고 있다.

조숭호 기자 shcho@donga.com
#북한#고려항공#아람 판#북한 체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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