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조이 EPL] EPL ‘해외 라운드’ 성사 될까?

  • 스포츠동아
  • 입력 2014년 10월 16일 06시 40분


해외 라운드 치를 땐 구단별 85억원 수입 예상
EPL 정체성 잃을 염려…대다수 구단·팬 반대

TV 중계 화면을 통해서나 접할 수 있는 첼시, 아스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 맨체스터시티 등의 명승부를 잉글랜드가 아닌 해외에서 본다면 어떨까.

이미 몇 차례 거론돼온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해외 라운드’가 다시 한 번 사무국 회의에서 언급됐다. 2008년 EPL 정기 모임 때도 해외에서 정규리그 ‘39번째’ 승부를 치르는 방안이 거론됐지만 무산됐다.

이번에 특히 눈길을 끄는 대목은 실행방식이다. 과거에는 20개 팀이 홈&어웨이로 38경기씩 치른 뒤 일종의 보너스 개념으로 해외에서 39번째 경기를 치르자고 했지만, 이번에는 38경기 가운데 한 경기를 잉글랜드 밖에서 소화하자는 의견이 나왔다.

이미 EPL 팀들은 프리시즌 기간을 활용해 동남아, 중국, 미국, 남아공 등 해외에서 친선경기를 치르면서 마케팅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EPL의 인기가 상당히 높아 사무국에선 해외에 나갈 경우 구단별로 최소 500만파운드(약 85억6000만원)를 벌어들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미국프로풋볼(NFL)도 영국축구의 성지인 런던 웸블리스타디움에서 수년째 공식 경기를 진행해 꾸준한 인기를 모았다. 기성용이 속한 스완지시티 휴 젠킨스 회장은 지역매체인 웨일스 온라인을 통해 “우리가 원치 않아도 언젠가 일어날 일이다. 1∼2년 내 시행될 수도 있다. 돈과 자금력이 우선인 것은 현실이다. 시행된다면 스완지시티 역시 참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물론 ‘해외 라운드’ 자체에 대한 여론이 마냥 좋은 것만은 아니다. 6년 전이나 지금이나 똑같다. 대다수 구단들과 팬들은 이 제안을 반대하고 있다. 현장 감독들에게 제대로 의견을 구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이미 프리시즌 동안 해외에서 수익을 올리는데 굳이 공식 리그 경기까지 치를 필요가 있느냐는 것이다. 더욱이 이번 제안처럼 추가 라운드가 아닌, 기존 라운드를 해외에서 진행한다면 전통적인 홈&어웨이 시스템이 타격을 받을 수도 있다. 아스널과 첼시 등 일부 빅클럽들의 공식 서포터스는 반대 의견을 전했다. 영국축구의 문화, 역사의 산물인 EPL을 해외로 보내면 정체성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 탓이다.

런던|허유미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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