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3개월째 표류하는 백령도 평화미술 프로젝트에 항의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0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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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작가 23명 “작품제작 중단”

정부 지원으로 4년째 이어오고 있는 ‘백령도 평화미술 프로젝트’가 인천문화재단 내부 갈등으로 3개월째 표류하자 참여 작가 23명이 15일 집단 보이콧을 선언했다. 이들은 최근 파행 사태 해결에 대한 재단 입장을 촉구하는 성명을 냈으나 접점을 찾지 못하자 5월부터 백령도에서 진행하던 작품 제작을 중단하기로 한 것.

작가들은 이날 “인천문화재단이 현장 미술제로 준비되던 평화미술 프로젝트의 전시 장소를 임의로 백령도가 아닌 인천 도심(인천아트플랫폼)으로 바꿨다”며 “정체성을 잃어버린 평화미술제에 참여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원금을 준 문화체육관광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등에 이런 입장을 통보하기로 했다. 또 인천시와 인천문화재단을 항의 방문하고 그간 투입한 작품 비용에 대한 손해배상을 요구하기로 했다. A 작가는 “재료비만 수백만 원을 들이는 등 작품 제작에 공을 들였지만 재단 지원과 관심이 너무 부족하다”고 토로했다.

100년 전 창고를 개조해 예술가 창작 거주공간으로 문을 연 인천아트플랫폼은 매년 50∼60명의 작가를 백령도에 파견해 평화를 주제로 한 다양한 작품을 만들어 전시하도록 했다. 지난해 7월 정전 60주년을 맞아 문체부 장관이 행사에 참석했고, 정부 지원금 10억 원과 인천시 매칭 예산 10억 원으로 백령도에 예술가 창작 거주공간(레지던스)을 꾸미기로 했다. 그러나 평화미술 프로젝트가 삐걱대면서 인천시 매칭 예산이 편성되지 않아 자칫 국고를 반납할 상황에 처했다.

김윤식 인천문화재단 대표는 “큐레이터를 통해 불만을 제기한 작가들과의 대화를 시도했으나 원활한 접점을 찾을 수 없었다”며 “7월에 개최하지 못한 평화미술 프로젝트를 인천 도심에서 축소해 개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레지던스 조성 사업을 내년으로 연기해 국고 반납 사태는 없도록 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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