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자유아시아 방송 “北, 여성들 바지 착용 금지”…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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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년 10월 15일 11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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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당국이 외출할 때 여성의 바지 착용을 금지했다고 미국의 북한전문 매체 자유아시아방송(RFA)이 15일 보도했다.

RFA는 중국을 왕래하는 북한 주민들을 인용해 2009년부터 허용됐던 여성의 바지 착용을 5년 만에 다시 막았다고 전했다.

북한은 1970년대부터 외출하는 여성에게 바지를 못 입게 하다가 2009년 8월부터 '단정한 바지'에 한해 허용한 바 있다.

복수의 북한 주민은 여성의 바지 착용 금지 조치에 대해 "9월 1일부터 당의 지시사항으로 인민반 회의와 생활총화, 교양학습시간 등을 통해 주민들에게 반복해서 포치(전달)됐고 본격적인 단속이 시작됐다"고 RFA에 전했다.

하지만 화교를 비롯한 북한 내 외국인 여성은 바지 착용 금지 대상에서 제외됐다고 한다.

평양 출신의 한 주민은 "(현재) 평양시내 곳곳에 규찰대(단속반)가 깔려 바지 입은 여성을 단속하고 있으며 특히 바지를 즐겨 입는 여대생들이 단속에 가장 많이 걸린다"고 설명했다.

북한 당국이 여성의 바지 착용을 금지하는 배경에 대해 평안남도 출신 소식통은 "남조선 '황색 바람'을 차단하기 위해서"라고 주장했다.

북한은 5년 전 여성의 바지 착용을 허용하면서 '보기 좋고 점잖으며 여성다운 단정한 바지'를 입어야 하며 '무늬가 있는 바지, 나팔바지라고 불리는 통일 넓은 바지, 체형이 드러날 정도로 몸에 달라붙는 바지, 반바지, 청바지와 치마형식의 바지'는 입어선 안 된다고 지도했다.

하지만 북한에도 남한 젊은이들의 유행이 스며들어 청바지와 7부 바지, 심지어 스키니진을 입는 여성이 늘어났고 이 때문에 북한이 다시금 여성의 바지 착용 금지에 나섰다는 것이다.

북한 소식통들은 이번 조치로 농촌이나 공장에서 일하는 근로 여성들도 출퇴근할 때는 치마를 입고 바지를 따로 가져가 일터에서 갈아입어야 한다고 전했다.

또 여성의 바지 착용을 금지하면서 장마다(시장)에서도 여성용 바지가 자취를 감춰 재고가 있는 상인들이 큰 낭패를 보게 됐다고 RFA는 전했다.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기사제보 dn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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