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러운 연기변신 藥보다 毒?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0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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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역 트로이카’ 김새론-김소현-김유정 첫 드라마 주연 신고

《 “국어책을 읽는 것 같다.” “발랄한 연기는 어색하다.” ‘질풍노도의 시기’라도 겪는 것일까. 어린 나이에 어른보다 더 어른스러운 연기로 박수 받던 ‘여자 아역 트로이카’ 김새론(14), 김소현(15), 김유정(15).

최근엔 셋 다 처음으로 드라마의 주연을 맡아 제 또래의 발랄한 배역을 소화하고 있지만 시청자들의 반응은 예전만 못하다.

“아역은 아역일 뿐”이라는 얘기까지 나오면서 시청률은 한 자릿수에 머물러 있다. 》     
      

처음 드라마 주연을 맡아 연기 변신을 시도한 ‘하이스쿨 러브온’의 김새론, ‘리셋’의 김소현, ‘비밀의 문’의 김유정(왼쪽부터). 아직까지 아역의 티를 벗지 못했다는 혹평을 받고 있다. KBS·CJ E&M·SBS 제공
처음 드라마 주연을 맡아 연기 변신을 시도한 ‘하이스쿨 러브온’의 김새론, ‘리셋’의 김소현, ‘비밀의 문’의 김유정(왼쪽부터). 아직까지 아역의 티를 벗지 못했다는 혹평을 받고 있다. KBS·CJ E&M·SBS 제공
○ 무리한 연기 변신?

세 배우 모두 기존 이미지와는 정반대의 배역을 맡았다. 김새론은 KBS 청소년드라마 ‘하이스쿨 러브온’에서 인간이 된 천사 이슬비로 나온다. 세상 물정 모르는 좌충우돌 캐릭터다. 영화 ‘아저씨’에서 범죄조직에 납치돼 보호본능을 자아내던 소녀와는 상반된 모습이다. ‘해를 품은 달’에서 한가인의 아역이던 김유정은 SBS ‘비밀의 문’에선 사도세자(이제훈)가 수사하는 살인사건의 목격자이자 추리소설 작가인 서지담을 맡았다. ‘보고싶다’에서 윤은혜의 아역이었던 김소현은 OCN ‘리셋’에서 검사 차우진(천정명)의 사건에 연루된 날라리 여고생 조은비로 나온다. 둘 모두 전작의 아련하고 청순한 첫사랑과는 딴판으로 천방지축 사건을 일으키는 역할이다.

김지수 김지수연기아카데미 대표는 “아역이 성인연기로 전환할 때는 1, 2년 이상 휴식기를 가지며 다시 훈련을 받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세 배우는 말투나 얼굴에서 아직 아역 시절의 습관이 묻어나는데 연기 변신까지 시도하다 보니 어색해 보이는 듯하다”고 분석했다.

○ 미성년자가 멜로를?

나이 차가 큰 성인 남자 배우와 멜로 연기를 소화해야 한다는 설정도 연기자나 보는 사람 모두에게 부담이 된다. 김유정은 상대역인 이제훈(30)과 15세, 김소현은 천정명(34)과 19세 차가 난다. 김새론도 삼각관계인 남우현(신우현), 이성열(황성열)과 아홉 살 차다.

김유정과 김소현의 경우 상대 배우와 직접적인 애정신은 없다. 하지만 김소현은 차우진의 어린시절 첫사랑과 꼭 닮은 모습으로 미묘한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역할이다. 김유정의 경우 극중 서지담이 자신의 별칭으로 ‘빙애거사’라는 이름을 사용하고 있어 사도세자와 앞으로 연인관계로 발전한다는 점을 암시하고 있다. 빙애는 사도세자의 후궁인 경빈 박씨의 궁녀 시절 이름이다. 현재 비밀의 문 시청자 게시판에는 “미성년자인 김유정이 이제훈과 연인 연기를 하는 것이 어색하다”며 “성인 연기자로 교체해야 한다”는 의견이 올라오고 있다.

○ 아역의 연기력은 거품?

아역 연기를 잘 하는 것과 성인 연기를 잘 하는 것은 다르다는 분석도 나온다. 연기강사 안지은 씨는 “아역배우들은 대부분 10년 넘게 벌어진 일 중 가장 극적인 며칠만을 드라마 1∼4회 분량에 몰아서 연기한다. 그래서 아역들의 연기가 더 극적이고 감동적으로 받아들여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드라마 전편에 출연하며 일상적인 모습도 연기할 경우 높은 평가를 받기가 상대적으로 어렵다는 것이다.

안혁모 캐스트연기아카데미 원장은 “아역 시절에는 촬영현장이 아역배우 위주로 돌아간다. 하지만 지금은 세 사람 모두 별다른 연기지도나 배려 없이 스스로 대본을 해석하고 다른 연기자와 호흡도 맞춰야 하기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 것”이라며 “셋 모두 감성이 좋은 연기자이기 때문에 과도기를 겪고 나면 진일보한 연기를 보여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김새론#김소현#김유정#아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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