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테랑 이동국의 경험, 골로 말하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4년 10월 15일 06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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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축구대표팀(FIFA랭킹 63위)이 1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코스타리카(FIFA랭킹 15위)와 친선경기를 가졌다. 전반 한국 이동국이 동점골을 성공시킨 후 환호하고 있다. 상암|김종원기자 won@donga.com 트위터@beanjjun
한국 축구대표팀(FIFA랭킹 63위)이 1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코스타리카(FIFA랭킹 15위)와 친선경기를 가졌다. 전반 한국 이동국이 동점골을 성공시킨 후 환호하고 있다. 상암|김종원기자 won@donga.com 트위터@beanjjun
코스타리카 평가전 전반 46분 만회골
A매치 103회 출전 33번째 골로 증명
슈틸리케 감독 신뢰에 “꼭 득점” 지켜

그가 뛰면 기록이고, 골 맛을 보면 한국축구의 역사가 된다.

베테랑 스트라이커 이동국(35·전북)의 전진은 계속됐다. 1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코스타리카와의 평가전에서 또 다시 득점포를 가동했다. 전반 46분 손흥민(레버쿠젠)의 낮은 측면 패스를 오른발 슛으로 연결해 코스타리카 골망을 흔들었다. 비록 1-3으로 패했지만, 이동국으로선 A매치에 103회 출전해 33번째 골을 얻은 경기였다.

일각에선 의문을 제기한다. 축구선수로는 많은 30대 중반의 나이 때문이다. 빠른 템포와 리듬이 특징인 현대축구에 적응하기 어려울 것이란 분석도 끊이질 않는다. 그러나 이동국은 국가대표팀 울리 슈틸리케 감독의 신뢰를 저버리지 않았다. 지난달 29일 1기 명단을 발표하면서 슈틸리케 감독은 “(유일한 최전방 자원인) 이동국의 경험을 높이 샀다. 후배들을 잘 이끌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동국의 존재는 단순한 ‘경험’ 이상이다. 기록이 말한다. 올 시즌 K리그 클래식(1부리그)에서 13골로 득점 선두다. 어시스트도 6개나 올렸다. 19개의 공격 포인트는 현재 그의 실력과 몸 상태를 대변한다. 2014브라질월드컵에는 나서지 못했지만, 그를 확실히 넘어선 후배들은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 슈틸리케 감독의 ‘경험론’에 대해 “실력으로도 증명하고 싶다”고 할 수 있었던 것도 꾸준한 활약에서 비롯된 자신감 덕분이다.

브라질행 불발의 설움도 빠르게 떨쳤다. 슈틸리케 감독의 취임 이전인 9월 A매치 2연전에서도 득점했다. 지난해 6월 브라질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이후 1년 3개월여 만의 대표팀 복귀 무대였던 베네수엘라전(3-1 승)에서 당당히 실력을 입증했다.

이날 코스타리카와의 만남도 아주 특별했다. 그는 2000년 2월 17일 미국 LA에서 열린 북중미 골드컵 조별리그 경기에서 코스타리카를 맞아 A매치 데뷔골을 뽑았다. 태극마크를 달고 뛴 10번째 무대에서 올린 값진 수확이었다. 당시 상대팀 공격수로 나서 득점한 이가 이번에 방한한 파울로 완초페 감독대행이었으니 흥미가 더했다.

결전을 앞두고 이동국은 10일 파라과이전(2-0 승)에서 놓친 2차례 득점 찬스를 떠올리며 “꼭 득점하겠다”고 약속했고, 이를 지켜냈다. “그라운드를 뛸 수 있는 힘이 있는 한, 태극마크를 먼저 반납할 일은 없다”며 의지를 불태우는 베테랑의 위대하고 멈춤 없는 도전이 아름다운 이유다.

상암|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트위터 @yoshike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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