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전 앞둔 감독들…“머릿속이 복잡하네요”

  • 스포츠동아
  • 입력 2014년 10월 15일 06시 40분


NC 김경문 감독. 스포츠동아DB
NC 김경문 감독. 스포츠동아DB
김경문감독 “PO대비 일부선수 창원에 남는다”
사제지간 김응룡-선동열감독 17일 최종전 애잔

10월 17일 금요일. 2014프로야구 페넌트레이스의 마지막 4경기가 펼쳐지는 날이다. 시즌 최종전이기 때문에 아쉬움과 희망의 엇갈림 속에 한 해를 마무리하는 시간이 될 것 같지만 각 팀 감독들의 속내는 갈등의 연속이다.

NC 김경문 감독은 며칠 전까지 두산과 잠실 최종전을 놓고 고민했다. 이미 3위를 확정한 NC는 17일 잠실에서 야간경기를 치른 후 창원으로 이동해 하루 휴식 후 19일 오후 2시에 시작하는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 돌입한다. 김 감독과 일부 선수들은 18일 창원에서 열리는 미디어데이에도 참석해야 한다. NC는 이미 9개 팀 중 가장 먼 이동거리를 소화했다. 김 감독은 “준플레이오프를 위해 그동안 많은 경기에 뛰지 못했던 선수들과 함께 잠실로 오려고 한다. 창원에서 잠실, 다시 잠실에서 창원, 그리고 다음날 낮 경기가 사실 쉽지 않은 여정이다. 최고의 컨디션으로 포스트시즌을 치르는 것이 팬들에 대한 더 큰 예의인 것 같다. 투수들과 일부 선수들은 창원에 남길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두산이 4강경쟁서 탈락하면서 NC는 훨씬 더 가벼운 마음으로 마지막 원정 경기를 준비하게 됐다.

넥센 염경엽 감독의 머릿속은 더 복잡하다. NC와 달리 시즌 최종전이 홈 목동에서 열린다. 상대는 여전히 4강 경쟁중인 SK다. 염 감독은 “제발 빨리 포스트시즌 진출 팀이 결정 됐으면 좋겠다. 홈 팬들에게 최고의 라인업을 선보여야 하는 게 예의라고 생각한다. 또 한 가지 중요한 부분은 우리는 최소 플레이오프까지 1주일 정도 경기가 없다. 경기 중반 뒤지고 있어도 포스트시즌까지 컨디션 조절을 위해 필승 불펜 투수들을 모두 마운드에 올려야 한다. 상대 팀이 그날 경기에 따라 4강이냐 탈락이냐가 걸려있으면 매우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그러나 어쩔 수 없이 넥센 홈 팬들과 넥센 선수들이 먼저다”고 털어놨다. SK는 벼랑 끝에서 4강 진출을 향한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지만 마지막 승부가 될지도 모르는 17일 상대 넥센은 전력을 모두 가동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17일 광주는 애잔하다. 감독과 에이스로 해태왕조를 함께 했고 감독과 수석코치, 다시 구단 사장과 감독으로 삼성 시대를 활짝 연 김응룡 한화 감독과 선동열 KIA 감독이 최종전을 함께 치른다. 사실상 프로야구의 전설적 사제였던 두 감독이 그라운드에서 승부를 벌이는 건 이날이 마지막이 될 가능성이 높다. 감독 계약도 모두 끝나기 때문에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다시 만날지 모르는 김응룡, 선동열 감독의 최종전이다. 올 시즌 8위와 9위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든 두 감독의 최종전은 10월의 저녁노을처럼 애잔할 수밖에 없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트위터 @rushlk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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