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고프 교수 “美 금리인상보다 中 성장 둔화세가 더 큰 리스크”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0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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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위기 전문가’ 로고프 교수

그동안 세계 경제위기를 정확히 진단해 주목을 받았던 케네스 로고프 하버드대 경제학과 교수가 이번에는 중국 경제의 둔화세에 대해 큰 우려를 표시했다. 세계지식포럼 제공
그동안 세계 경제위기를 정확히 진단해 주목을 받았던 케네스 로고프 하버드대 경제학과 교수가 이번에는 중국 경제의 둔화세에 대해 큰 우려를 표시했다. 세계지식포럼 제공
“미국의 금리인상보다 중국의 경제성장 둔화세가 세계경제의 가장 큰 리스크로 작용하고 있다. 중국의 경기 하락세가 예상보다 심각하다.”

세계적 금융 석학인 케네스 로고프 하버드대 경제학과 교수(61)는 14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제15회 매일경제 세계지식포럼 참석차 방한한 로고프 교수는 66개국의 금융위기를 분석한 저서 ‘이번엔 다르다’를 펴내 주목을 받았던 ‘경제위기 전문가’다.

로고프 교수는 “향후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7% 밑으로 떨어져 5∼6%대를 이어갈 것”이라며 “중국 경제가 하드랜딩(경착륙)까지는 아니지만 소프트랜딩(연착륙) 할 가능성은 점점 낮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중국 경기둔화로 중국에 자원을 수출하는 브라질 러시아 등 신흥국이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며 “중국이 가장 큰 수출시장인 한국도 영향을 받긴 하겠지만 미국 등의 수출시장이 받쳐줄 것이므로 큰 우려는 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미국 경제에 대해서는 예상보다 훨씬 강한 회복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미국의 경제성장률을 2.2%로 전망했지만 올해 3.0%에 이어 내년에는 3.3% 달성도 가능하다는 게 로고프 교수의 전망이다.

또 미국의 금리인상 시기가 내년 9월이라는 관측이 많지만 로고프 교수는 이보다 앞당겨진 내년 중반쯤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미국의 경우 고용시장을 비롯해 자동차산업, 서비스산업 등 많은 분야에서 긍정적 신호가 나오고 있다”며 “이에 따라 내년 중반쯤 미국 경제가 전환기를 맞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미국의 금리인상은 신흥국에 직격탄이 되겠지만 펀더멘털(기초여건)이 상대적으로 탄탄한 한국은 차별화된 모습을 보일 것”이라며 “특히 미국의 강한 경기회복은 한국 경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로고프 교수는 또 한국 경제에 대해 “삼성, 현대 같은 대기업이 독식하는 경제로는 미래가 없다. 삼성 입사 시험에 수십만 명이 몰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국이 지속적으로 성장하려면 중소기업, 벤처기업이 성장할 수 있도록 시장 환경을 개선하고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미국#금리인상#중국 성장 둔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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