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lth&Beauty]간암환자 70∼80%는 B형간염 때문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0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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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 건강… 예방·검진으로 간암 발병률 낮추자

김창욱의정부성모병원소화기내과 교수
김창욱
의정부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얼마 전 치료나 예방을 통해 줄일 수 있는 국내 사망자가 40%에 이른다는 연구결과를 본 적이 있다. 이를 ‘회피가능사망’이라 한다.

회피가능사망은 두 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조기검진과 적절한 치료 등을 통해 피할 수 있었던 죽음인 치료가능사망이 있다. 다른 하나는 흡연이나 위험음주 등 건강위험요인 관리, 예방접종 등 공공보건정책, 자살 및 사고예방 등으로 피할 수 있었던 죽음인 예방가능사망으로 구분된다.

우리나라 연간 전체 사망자가 약 26만여 명인데, 이 중 약 10만 명은 적절한 치료와 예방이 이뤄졌다면 사망하지 않을 수 있다는 얘기다.

연구결과를 보면서 ‘침묵의 질환’이라 불리는 필자의 전공질환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간질환 중 우리나라에 많은 B형간염은 예방뿐만 아니라 초기부터 적절한 치료와 관리를 병행하면 지장 없이 일상생활을 할 수 있음에도 간혹 자각증상이 없다는 이유로 장기간 방치하는 경우가 있다. 생명을 위협하는 상태까지 병을 키운 후에야 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있어 매우 안타깝다.

2012년 국내 연간 사망자 중 4.2%가 간암, 2.5%가 간질환에 의한 것이었다. 특히 B형 간염바이러스를 보유하고 있을 경우 간질환으로 사망할 위험도가 높다. B형간염으로 인한 간질환 사망률은 정상인에 비해 30∼100배 높고, 우리나라 간암환자의 70∼80%가 B형 간염바이러스에 의한 것이다. 게다가 한국인의 B형 간염바이러스 유전자형은 98% 이상이 C형인데, A형이나 B형에 비해 간경변증으로의 진행이 빠르고, 간암 발생 위험이 높다. 즉, 우리나라 간질환에 의한 사망률을 줄이기 위해서는 B형간염을 적극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B형간염은 어떻게 관리해야 할까? 예방과 검진, 초기치료 세 가지만 잘 지켜도 심각하게 진행하는 것을 줄일 수 있다.

먼저 B형 간염바이러스에 대한 면역력이 있는지를 확인하고, 없다면 백신접종을 해야 한다. B형 간염바이러스에 감염된 경우는 바이러스 활성화 여부와 관계없이 최소 6개월에 한번씩 정기검진을 받고, 전문의의 판단에 따라 항바이러스 치료가 필요할 경우 적극적으로 치료를 해야 한다. 간혹 특별한 증상이 없다는 이유로 의료진과 상의 없이 치료를 중단하거나 민간요법으로 관리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바이러스 재활성화 등 위험을 초래할 수 있으니 절대 금해야 한다.

과거에는 치료제가 있어도 내성 문제로 장기치료에 대한 어려움이 있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임상연구에서뿐만 아니라 실제 치료환경에서도 강력한 바이러스 억제효과와 낮은 내성발현율, 안전성 등을 입증한 치료제가 있어 부담 없이 치료가 가능하다.

20일은 대한간학회가 제정한 제15회 간의 날이다. 국민들에게 간질환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제공해 질환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자 제정한 날로서 매년 간질환 공개강좌, 간염 무료검진 캠페인 등 다양한 행사가 열린다. 올해 간의 날에는 무심코 지나쳤던 내 간을 점검하고, 예방과 적절한 치료로 건강한 간을 지키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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