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김동주, 짐 싸서 두산 떠났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4년 10월 14일 06시 00분


김동주. 스포츠동아DB
김동주. 스포츠동아DB
계약 만료 한 달 앞두고 2군 훈련장 떠나
동료 관계·선수단 상조회 금액까지 정리

1군 등록일수 부족 FA 자격 재취득 불가
방출? 이적? 향후 거취, 두산 손에 달려

두산 김동주(38·사진)가 사실상 짐을 싸 팀을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두산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김동주가 2군에서 짐을 빼 떠났다”며 “올해가 프리에이전트(FA) 계약 마지막 해이기도 하고, 퓨처스리그가 끝난 뒤 2군 선수들이 대거 일본 교육리그를 가자 스스로 짐을 정리해 2군 훈련장인 이천베어스파크를 떠났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팀을 떠난 것뿐 아니라 동료들과의 팀원 관계도 완전히 정리한 것으로 안다”며 “더 이상 두산에서 뛰지 않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고 귀띔했다.

김동주는 시즌 중반이었던 7월 구단과 상의 없이 언론을 통해 이적 의사를 알려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1군에 자리가 없다면 풀어 달라”는 요청이었다. 구단은 웨이버공시 등으로 김동주를 풀 수 있었지만, 17년간 함께 해온 프랜차이즈 스타를 예우하기 위해 시즌이 끝난 뒤 거취를 최종 상의하기로 김동주와 얘기를 마쳤다.

야구규약 제3조에 따르면 구단과 선수의 계약기간은 2월 1일부터 11월 30일까지다. 구단은 비록 포스트시즌 진출에는 실패했으나 잔여경기가 남아있고, 계약만료 시점까지 아직 시간이 있는 만큼 시즌이 완료된 이후 김동주와의 거취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11월까지 훈련할 의무가 있는 김동주는 시즌뿐 아니라 FA 계약기간이 채 끝나지 않은 시점에서 스스로 ‘정리’를 선택했다. 심지어 두산 선수단 상조회 금액까지 정리해 찾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김동주는 짐을 정리하면서도 선수생활 연장의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전해졌다. 구단에 이적 의사를 전달했을 때도 “이대로 은퇴하는 것은 창피하다. 다른 기회를 알아볼 수 있게 기회를 달라고 했다”고 현역생활을 이어갈 뜻을 전한 바 있다.

김동주는 두산을 떠난다고 해도 타 팀으로 가기 위해서는 일련의 ‘절차’를 거쳐야한다. 일단 2011년 두산과 FA 3년 재계약 이후 1군 등록일수(매년 145일 이상)를 채우지 못했기 때문에 4년 후 FA 자격을 다시 취득할 수 있는 조건을 충족하지 못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김동주의 경우 등록일수가 모자라 FA 재자격을 취득하지 못했다”며 “재계약을 하든, 보류선수명단에 넣어 방출을 하든, 이적을 시키든 김동주의 거취는 두산의 선택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트레이드를 통한 이적은 쉽지 않은 만큼 방출 후 자유계약선수로 새 팀을 알아볼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한 관계자도 “김동주가 먼저 짐을 싸서 떠났지만 이후 거취는 두산 구단과 얘기를 나눠봐야 결정되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오랫동안 이어온 두산과의 연을 끊고 먼저 이별을 선택한 김동주. 과연 그는 다른 팀에서 선수생활을 연장해 자신이 원하는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을까.

문학|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트위터 @hong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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