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안하무인… 김시진의 굴욕

  • 스포츠동아
  • 입력 2014년 10월 14일 06시 40분


롯데 프런트는 2년 연속 4강에 실패하자 내년까지 3년 계약된 김시진 감독을 일찌감치 의사결정과정에서 배제했다. 마무리 훈련이나 용병 재계약 여부 등 굵직한 사안들이 남아있지만 그 결정권자는 김 감독 등 현장이 아니라 프런트다. 프런트가 김 감독의 레임덕을 묵인하고 있는 격이다. 스포츠동아DB
롯데 프런트는 2년 연속 4강에 실패하자 내년까지 3년 계약된 김시진 감독을 일찌감치 의사결정과정에서 배제했다. 마무리 훈련이나 용병 재계약 여부 등 굵직한 사안들이 남아있지만 그 결정권자는 김 감독 등 현장이 아니라 프런트다. 프런트가 김 감독의 레임덕을 묵인하고 있는 격이다. 스포츠동아DB
■ 현장 예우 무시한 롯데 프런트

마무리훈련·용병 재계약 등 의사결정서 배제
계약기간 1년 남았지만 사실상 식물감독 취급
3경기 남은 롯데…김 감독 일생일대의 수모

롯데 프런트는 김시진 감독의 임기를 보장해줄 생각이 없는 것 같다. 계약대로라면 2012년 11월 임명된 김 감독의 임기는 2015시즌까지다. 그러나 2년 연속 4강에 실패하자 김 감독은 롯데의 의사결정 과정에서 배제되고 있다.

● 상의가 아니라 통보

무릇 승부의 세계가 그렇듯 약자일수록 할 일이 더 많다. 거푸 4강에서 떨어진 롯데의 10월은 마무리 훈련, 용병 재계약 여부 등 굵직한 사안들을 결정해야 될 시기다. 그러나 결정권자는 김 감독을 포함한 현장이 아니다. 마무리 훈련을 언제 시작할지, 어디서 할지를 현장은 프런트로부터 ‘통보’ 받았다. 롯데는 지난해 일본 가고시마에서 했던 마무리훈련을 이번에는 국내에서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1군은 김해 상동 2군 연습장에서, 2군은 잠실구장에서 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그 과정에서 롯데 프런트는 김 감독의 의향을 묻지 않았다. 계약기간이 1년 남아있는 감독을 대하는 예우로는 적절치 못하다.

코앞에 닥친 마무리훈련조차 이런데 용병 재계약 같은 사안은 말할 나위도 없다. 그저 히메네스와 유먼은 퇴출 유력, 옥스프링은 재계약 희망 정도로 추측할 뿐이다. 4강 탈락이라는 성적 앞에 감독, 코치들은 죄인과 같은 심정이라 이런 ‘수모’를 당해도 인내할 수밖에 없다. 이럴 바에는 차라리 경질이라도 시키는 것이 덜 굴욕적일 텐데 롯데 프런트는 “(다각적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애매모호한 자세다.

● 김 감독의 고독한 잔여경기

한 야구 관계자는 현재의 롯데 상황을 놓고 “현장은 손을 놨고, 프런트는 이런 상황을 방치하고 있는 상태”라고 평했다. 단지 경기가 남아있으니까 치를 뿐이지 어떤 목적의식도 찾기 힘든 상황이다. 이를테면 왜 이 시국에 히메네스는 나오고, 강민호는 안 나오는지 필연성을 찾을 길이 없다. 프런트가 레임덕을 묵인하는 상황에서 리더십이 나올 수가 없다.

롯데는 14∼15일 넥센과 사직 2연전을 치른다. 그 다음에 17일 사직 LG전이 시즌 최종전이다. 김 감독은 비록 순위와 무관할지라도 잔여 3경기에서 최선을 다하겠다는 자세다. 그러나 마지막 순간까지 분명 롯데 감독인데 롯데 감독으로 예우 받지 못하는 굴욕을 고독하게 견뎌야 될 시간들이 남아있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트위터 @matsri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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