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서울역 고가 44년만에 보행 개방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0월 13일 03시 00분


코멘트

시민들 “공중공원 만들면 새 명소 될 것”… 상인들은 “상권 침체 우려” 반대 집회

12일 ‘서울역고가 시민개방행사’에 참가한 시민들이 차량 통행이 차단된 서울역 고가도로를 자유롭게 걸어가고 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12일 ‘서울역고가 시민개방행사’에 참가한 시민들이 차량 통행이 차단된 서울역 고가도로를 자유롭게 걸어가고 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철거를 앞두고 있다가 공중 공원으로 거듭나게 될 서울역 고가도로가 12일 시민에게 개방됐다. 이번 시민 걷기 행사는 최근 박원순 서울시장이 미국 뉴욕의 명소인 ‘하이라인 파크’를 찾아 서울역 고가도로를 공중 공원으로 만들겠다는 계획을 밝히면서 마련됐다. 고가도로 위를 시민에게 개방하는 것은 1970년 준공식 이후 44년 만이다.

회현역 5번 출구 앞 횡단보도부터 만리동 램프 끝까지 약 1km 구간은 화창한 날씨에 주말 나들이를 나온 가족과 연인들로 북적였다. 서울시는 이날 서울역 고가도로를 찾은 시민들이 1만3000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가장 인기 있는 장소는 5층 건물 높이(17m)인 고가도로 중간 부분. 가까이는 서울스퀘어빌딩 등 고층 빌딩과 서울역이 보이고 멀리는 한강부터 관악산, 인왕산, 안산이 모두 보였다. 이를 배경으로 삼삼오오 사진을 찍는 시민들로 붐볐다.

서울역 고가를 공중 공원으로 조성하는 데 대한 시민들의 반응은 대체로 긍정적이었다. 최모 씨(50·서울 성북구)는 “자동차를 운전할 때는 그냥 지나치던 서울 풍경이 다시 보인다”며 “녹지로 조성된다면 새로운 서울의 명소가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역 고가 어떻게 해야 할까요’라고 묻는 투표판에는 ‘재활용해 시민보행, 녹지공간으로 만든다’에 붙은 스티커 숫자가 ‘도시의 풍경을 해치므로 철거한다’보다 압도적으로 많았다.

그러나 상권이 침체될 것을 우려한 상인들의 반대는 여전했다. 남대문시장 상인 등 300여 명은 ‘고가도로 공원 조성 반대’라고 적힌 현수막을 들고 집회를 열었다. 박 시장이 “보행길로 바뀌고 나면 가장 큰 이득을 보는 게 주민들”이라고 설득하자 상인들은 “주민들이 다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공청회 한 번 없이 강행하는 것은 순서가 잘못된 거 아니냐”고 반발했다.

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서울역 고가도로#서울역고가 시민개방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