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4번 영화화된 ‘헤밍웨이 하드보일드’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0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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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진 자와 못 가진 자/어니스트 헤밍웨이 지음/황소연 옮김/304쪽·1만3800원·소담출판사

“팔은 개뿔. 팔 하나 잃으면 잃는 거지 뭐. 팔 하나 잃는 것보다 더한 일도 있어. 사람한테는 팔이든 뭐든 두 개씩 있지만, 팔이든 뭐든 하나만 있어도 남자는 남자야. 개뿔 같은 소리. 그 얘긴 하고 싶지 않아.” 잠시 뒤 그가 말을 이었다. “그래도 아직 그거는 두 개야.”(111쪽)

쿠바 키웨스트에서 낚싯배를 모는 바다 사나이 해리 모건. 그는 여름이면 낚시꾼을 배에 싣고 데리고 다니면서 돈을 번다. 여름 한 철 번 돈으로 1년 동안 처자식을 먹여 살려야 하는데, 어느 날 수고비를 모두 떼이는 사기를 당한다. 결국 생계를 위해 거절해왔던 밀수업에 손을 댔다가 총에 맞아 한 팔과 배까지 모두 잃는데…. “내 집에서 행복을 누릴 기회가 다시 있을까? 어째서 난 출발점보다 더 못한 곳으로 돌아왔을까?”

‘노인과 바다’로 퓰리처상과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국내 초역 소설. 헤밍웨이가 1934년 단편소설과 1936년 후속편으로 발표한 중편소설을 1937년 한데 묶은 책이다. 소설은 시나리오로 각색돼 4번이나 영화화됐다. 1944년 당시 최고의 배우 험프리 보가트가 주인공 해리를 맡아 화제가 됐다. 당시 상대역이 훗날 보가트와 결혼한 로런 바콜이다.

삶이 버겁다고 느껴질 때, 하드보일드 소설의 주인공이 돼 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가진 자와 못 가진 자#어니스트 헤밍웨이#하드보일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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