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해경 해체’에 급증한 중국 불법조업, 선장의 죽음 불렀다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0월 11일 03시 00분


전북 부안군 앞 배타적 경제수역(EEZ)에서 불법 조업을 하던 중국 어선 선장이 우리 해경의 총에 맞아 숨졌다. 어제 오전 해경이 단속을 시작하자 중국 선원 80여 명이 달려들어 칼과 맥주병을 휘두르고 목을 졸랐다. 해경은 고무탄 10발을 쐈지만 격렬한 저항이 계속되자 공포탄 3발과 실탄 8발을 발사했다. 단속 과정에서 인명이 희생된 것은 안타까운 일이지만 해경의 조치는 정당방위였던 것으로 보인다.

해경은 서해로 몰려드는 중국 어선들의 불법 조업을 막기 위해 연일 사투를 벌이고 있다. 2008년과 2011년에는 해경 2명이 중국 어민들이 휘두르는 흉기에 목숨을 잃었다. 최근 해경 해체 소식이 중국에 알려지면서 중국 어선들이 더 심하게 불법 조업을 벌이고 있다. 해경의 과잉 진압 여부도 조사해야 하겠지만 이번 사고의 원인 제공은 중국 어선 측이 했다.

중국 선원이 우리 해경의 총에 맞아 숨진 것은 두 번째다. 2012년 고무탄에 맞아 사망한 사고가 일어났고 이번에는 실탄 사고였다. 중국 외교부는 즉각 “폭력적 법 집행에 경악한다”면서 “책임자를 엄하게 처벌하라”고 우리 측에 요구했다. 하지만 중국 정부는 자국 어선들이 불법 조업에 나서지 못하게 차단하는 조치를 먼저 취할 필요가 있다. 그것이 어제 같은 비극을 막는 근본 처방이다. 우리 정부도 외교적 관례에 따라 중국 측에 성실하게 대응해야 한다. 이번 사고가 한중 관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
#해경 해체#중국 불법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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