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파국” 경고 10일 조준사격… 남북 고위급접촉에 영향 미칠듯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0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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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연천 대북전단에 총격]
탈북단체, 정부 만류에도 전단 살포

북한의 위협과 정부의 자제 요청에도 탈북자 단체들은 10일 대북 전단 살포를 강행했다. 탈북자 박상학 씨가 대표를 맡고 있는 자유북한운동연합과 보수단체 국민행동본부 회원 등 30여 명은 이날 오전 경기 파주시 오두산 통일전망대에서 대북 전단(삐라) 20만 장을 대형 풍선 10개에 매달아 날려 보냈다. 이날은 1997년 탈북한 황장엽 전 노동당 비서의 사망 4주기이자 북한 노동당 창건 69주년 기념일. 풍선에는 북한 체제 비난 전단과 1달러짜리 지폐, 소책자, DVD 등이 담겼다. 오후에는 이민복 씨가 이끄는 북한동포직접돕기운동도 경기 연천군 일대에서 대북 전단을 날려 보냈다.

북한이 9일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명의로 “남조선 당국이 이번 삐라 살포를 허용하거나 묵인한다면 북남 관계는 파국으로 치닫게 될 것”이라고 위협한 직후였다. 북한이 과거에도 말로만 경고를 하긴 했지만 이번엔 달랐다. 게다가 7일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침범한 북한 경비정과 우리 고속함이 경고사격과 대응사격을 주고받은 뒤의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우발적 충돌이라는 시각도 제기됐으나 북한은 이날 남쪽의 대북 전단을 향해 조준사격을 가한 것이다. 의도적으로 긴장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2차 남북 고위급 접촉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어서 이번 사안의 파장은 커질 것으로 보인다. 아직 날짜도 잡지 못한 고위급 접촉 일정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없지 않다.

정부는 전날 박상학 씨와 관련 단체에 신중을 기해 달라고 당부한 데 이어 이날 현장에서도 전단 살포 자제를 요청했다. 다만 경찰을 동원해 물리적으로 막지는 않았다.

조숭호 기자 shcho@donga.com
#전단살포#고위급접촉#파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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