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무의 독일 연수기] 성인팀 산하 U-19 별도 보유, 단계별 성장 코스 공백 없애

  • 스포츠동아
  • 입력 2014년 10월 10일 06시 40분


허정무 전 축구협회 부회장. 스포츠동아DB
허정무 전 축구협회 부회장. 스포츠동아DB
1. 인상적인 독일의 U-19 리그 운영

허정무(59·사진) 전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은 2010남아공월드컵에서 한국 지도자로는 처음 원정대회 16강 진출의 위업을 일궜다. 2014브라질월드컵 이후 부회장 직함을 내려놓은 그는 최근 독일로 떠나 최소 2개월 일정으로 단기축구연수를 하고 있다. 최대한 다양한 클럽들을 오가며 1·2군 선수단 훈련과 유소년 육성, 지도자 교육 프로그램 등을 두루 점검할 계획이다. 허 전 부회장은 스포츠동아를 통해 자신의 독일연수기를 연재한다.<편집자 주>

현지시간으로 9월 25일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도착했다. 보름쯤 지났나? 어떻게 시간이 흘러가는지도 모르겠다. 매일 새로운 공부와 환경을 접하느라 행복하다. 역시 사람은 쉬지 않고 일해야 하는 것 같다.

첫 목적지인 분데스리가 마인츠05와 프랑크푸르트를 돌아봤다. 분데스리가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32강 조별리그 몇 경기를 관전한 것도 꽤 흥미로웠는데, 각 클럽의 훈련장을 방문한 것이 더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다.

마인츠와 프랑크푸르트의 훈련 내용과 방식에는 약간 차이가 있었다. 마인츠는 조직력을 중시했고, 프랑크푸르트는 선수 개인의 피지컬(체력)에 신경을 쓰는 분위기였다. 그래도 같은 뿌리에서 출발해서인지 공통적 부분도 많았다. ▲수비에서 전진할 때 압박을 당하는 상황을 가정하고 이를 풀어나가는 모습 ▲경기를 풀어가다 볼을 빼앗긴 뒤 이어지는 수비 전환 ▲공격하는 쪽에서 다시 볼을 빼앗겼을 때 상대 수비가 역습하지 못하도록 프레싱을 가하는 플레이 등을 집중적으로 연마했다.

기본적으로 우리 선수들은 상대가 압박을 가하면 평소 하지 않던 실수를 하고 허둥거리며 볼 컨트롤에서 자주 실수를 하는데, 이곳 선수들은 볼을 악착같이 사수하려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실전은 물론 훈련 때조차도 코칭스태프와 심판 등 중재자가 말릴 때까지 볼에 집착했다. 강한 태클에 걸려 넘어지는 순간에도 볼을 간수했다. 어릴 적부터 완전히 몸에 밴 개인기를 바탕으로 시야도 넓었고, 상대의 움직임을 오히려 역이용하는 모습도 좋았다.

그리고 또 하나, 꼭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 단계별 성장 코스다. 독일 대부분의 클럽은 성인팀 산하의 19세 이하(U-19) 팀을 별도로 보유하고 있다. 물론 연령별 선수단 운영은 모든 유럽리그에서 공통적으로 확인할 수 있지만, 오직 U-19 팀만을 위한 별도의 리그를 운영하고 있다면 좀더 흥미로워진다.

크게 4개의 권역으로 쪼개 리그(U-19 분데스리가)를 운영하고 있었다. 육성군의 한 단계 위는 2군 코스로, 역시 별도의 리그를 진행하는데 이는 풍성한 선수층에서 단계별로 공백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라는 것이 이곳 축구인들의 설명이다. 우리 축구의 젖줄인 K리그도 수많은 시행착오 속에 꾸준히 발전해왔지만, 아직 ‘풀뿌리 축구’에 대한 관심은 상대적으로 적다. 지금보다 연령별 무대에 신경을 쓴다면 훨씬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인츠 훈련장에선 (구)자철이도 만날 수 있었다. 부상에서 회복돼 훈련에 정상적으로 참여하고 있지만, 아직 100% 상태는 아니었다. 얼마 전 새로 선임된 A대표팀 울리 슈틸리케 감독도 이 때문에 자철이를 10월 A매치에 소집하지 않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현재 마인츠 구단에선 훈련시간을 조절해주며 선수 스스로 컨디션을 관리하게끔 배려하고 있다. 조만간 완벽한 플레이를 펼칠 날이 머지않았음을 느꼈다.

독일 마인츠·프랑크푸르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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