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주-김승대 콤비, 시너지 화력 크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4년 10월 10일 06시 40분


이명주-김승대(오른쪽). 스포츠동아DB
이명주-김승대(오른쪽). 스포츠동아DB
포항제철중-포항공고-영남대-포항 단짝
지난해 포항 K리그클래식 역전우승 주역
슈틸리케호 공격 옵션 극대화에 안성맞춤

이명주(24·알 아인)와 김승대(23·포항)는 ‘단짝’으로 통한다. 지난해 포항이 극적인 K리그 클래식(1부리그) 역전 우승을 달성할 당시 최고의 궁합을 보여줬고, 이명주가 중동으로 떠나기(6월) 전인 올 시즌 전반기에도 환상의 콤비 플레이를 펼쳤다. ‘화수분’ 유소년 육성을 자랑하는 포항의 유스 시스템에서 동반 성장한 결과다. 포항제철중-포항공고-영남대 등 학창 시절을 줄곧 함께했다.

그랬던 콤비가 다시 뭉쳤다. 무대는 바뀌었다. 국가대표팀에서다. 파라과이(10일 천안종합운동장)-코스타리카(14일 서울월드컵경기장)로 이어질 10월 A매치 2연전을 앞둔 울리 슈틸리케(60·독일) 감독 체제의 대표팀에 나란히 승선했다. 이명주는 과거 ‘홍명보호’에도 이름을 올렸지만, 김승대는 2014인천아시안게임에서의 맹활약을 발판 삼아 대표팀에 새로 뽑혔다.

이번 A매치 2연전의 핵심 화두가 수비 안정(무실점)으로 쏠리는 분위기지만, 결국 축구는 골을 넣어야 승리할 수 있다. 그러나 대표팀 공격진의 상황은 여의치 않다. 미드필드와 수비진에 비해 가용자원이 적다. 스트라이커라고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선수는 이동국(전북)뿐이다. 이런저런 이유로 공격자원 여럿이 빠졌다. 김신욱(울산)은 인천아시안게임 기간 중 오른 종아리 뒷부분 비골을 다쳤고, 박주영(알 샤밥)-이근호(엘 자이시) 등은 최근 중동에 진출했다.

이렇듯 확실한 전방 공격수가 보이지 않는 가운데, 이명주와 김승대는 대단히 유용한 공격 옵션이다. 원톱 자원은 아니더라도 둘은 언제든 골을 넣고 어시스트를 배달할 수 있다. 더욱이 ‘경기 상황에 따른 능동적 대처’를 강조한 슈틸리케 감독의 특성상 아예 특정된 골잡이를 두지 않는 공격 전략을 시도할 가능성도 있다. 일명 ‘제로(0) 톱’이다. 즉, 공격 2선의 화력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이미 포항 황선홍 감독이 성공적으로 사용했던 공격법이다.

이명주-김승대의 공존은 다른 부분에서도 관심을 끈다. 새로워진 대표팀 내 ‘단짝 코드’다. 이청용(볼턴)-기성용(스완지시티), 기성용-구자철(마인츠), 김신욱-손흥민(레버쿠젠) 등이 최고의 단짝으로 통했다. 여기에 또 다른 ‘바늘과 실’이 추가된 것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9일 숙소인 경기도 화성의 한 호텔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아시안게임에 나섰던 일부 선수들이 피로감을 느끼고 있다”며 김승대의 출격은 일단 보류했지만, 이명주와 김승대가 함께 뛸 가능성은 충분하다. 언제든 동반 투입이 이뤄질 수 있다. 혼자보다는 함께 있을 때 더욱 강했고, 더 큰 시너지를 냈던 김승대와 이명주의 공존은 제로베이스에서 새롭게 출발하는 ‘슈틸리케호’의 든든한 공격 옵션이 될 수 있다.

“무실점 승리 목표…수비에 집중”

● 한국 울리 슈틸리케 감독=당면 목표는 파라과이전 무실점 승리로 팬들을 설득시키는 것이다. 모두의 가슴에 와 닿을 수 있는 경기를 하고 싶다. 그간의 훈련 내용을 경기장에서 최대한 충실히 보여주고 싶다. 최근 수비훈련에 집중한 것은 기초를 탄탄하게 하기 위해서다. 미국프로농구(NBA)에는 ‘공격을 잘하면 이기지만, 수비를 잘하면 우승한다’는 격언이 있다. 집을 지을 때 지붕부터 쌓는 경우는 없다. 2018러시아월드컵을 향한 장기적 계획보다는 당장 내년 1월 호주 아시안컵에 대비하고 있다. 우린 호주에 관광하러 가는 것이 아니다. 지금 대표팀뿐 아니라 (4년 뒤 월드컵에 출전할 수 있는) 19세 이하 선수들도 관심 있게 살펴보고 있다.


화성|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트위터 @yoshike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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