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봉의 올댓 베이스볼] 장종훈 1991년 첫 역사…이승엽 올해 6번째 도전

  • 스포츠동아
  • 입력 2014년 10월 10일 06시 40분


이승엽-박병호-강정호-나성범-테임즈(맨 왼쪽부터 시계방향). 사진|스포츠동아DB·스포츠코리아
이승엽-박병호-강정호-나성범-테임즈(맨 왼쪽부터 시계방향). 사진|스포츠동아DB·스포츠코리아
■ 프로야구 3할-30홈런-100타점의 레전드

역대 최고용병 우즈, 4연속 30홈런-100타점
2009년 김상현·최희섭 성공…KIA우승 견인
이대호도 2010년 7관왕때 유일하게 첫 성공
올 시즌 박병호·강정호·나성범 등 4명 풍년

3할-30홈런-100타점은 타자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꿈꾸는 대기록이다. 정확성과 파워, 컨택능력을 모두 갖춰야 이룰 수 있다. NC 나성범이 지난 5일 두산전에서 3할-30홈런-100타점 고지에 올랐다. 데뷔 2년 만에 달성한 놀라운 성적이다. 올시즌 3할-30홈런-100타점은 강정호, 박병호(이상 넥센), 테임즈(NC)에 이어 나성범이 4번째다. 삼성의 이승엽(30홈런-97타점)과 최형우(30홈런-96타점)도 3할-30홈런-100타점이 가능하다.

올해는 역대 최고의 타고투저 시즌으로 꼽힌다. 3할타자가 35명이나 되고 3할-30홈런-100타점도 벌써 4명이 기록했다. 162경기를 하는 메이저리그에서는 7명, 일본프로야구에서는 단 1명만이 달성한 기록이다. 프로야구 출범 이후 3할-30홈런-100타점을 기록한 타자는 모두 19명이다. 국내선수는 15명, 외국인타자는 4명이다. 꿈같은 기록, 3할-30홈런-100타점의 세계로 들어가 본다.

● 장종훈, 프로 최초 3할-30홈런-100타점

1991년 빙그레 장종훈은 프로야구의 새 역사를 썼다. 타율 .345 35홈런 114타점을 기록했다. 프로야구 출범 이후 10년만에 100타점을 기록한 최초의 타자로 우뚝 섰다. 장종훈은 이듬해에도 41홈런과 119타점으로 신기록 행진을 이어갔지만 타율이 .299에 머물러 2년 연속 3할-30홈런-100타점은 이루지 못했다. 장종훈은 1990년부터 3년연속 홈런-타점왕을 차지했다. 통산 340홈런-1145타점을 기록했고, 3년연속 홈런-타점왕은 지금까지 장종훈이 유일하다.

● 이승엽, 3할-30홈런-100타점 통산 6회 도전!

1997년 홈런왕 이승엽이 등장한다. 데뷔 3년 만에 타율 .329, 32홈런, 102타점을 기록했다. 장종훈에 이어 6년 만에 3할-30홈런-100타점 계보를 이승엽이 이었다. 1997년부터 1999년까지 3년 연속 3할-30홈런-100타점 행진을 펼쳤다. 1999년에는 54홈런을 때려 프로야구의 50홈런시대를 열었다. 이승엽은 2002년과 2003년까지 통산 5차례나 3할-30홈런-100타점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3차례는 3할-40홈런-100타점이었고 두 차례는 3할-50홈런-100타점이었다. 프로야구 역사상 최고의 타자로 불릴만하다. 올해 이승엽은 6번째 3할-30홈런-100타점에 도전한다. 5일 현재 타율 .304, 30홈런 97타점이다. 만38세로 역대 최고령 기록도 그의 차지가 될 가능성이 높다.

● 우즈(두산), 4년 연속 30홈런-100타점

1998년 외국인제도가 도입된 첫해 타이론 우즈가 프로야구를 강타했다. 타율 .305, 42홈런 103타점을 기록했다. 장종훈의 단일시즌 최다홈런 기록을 깨면서 타점왕까지 차지했다. 우즈는 98년부터 2001년까지 4년 연속 30홈런 100타점을 기록했다. 4년 연속 30홈런-100타점을 기록한 선수는 지금까지 우즈밖에 없다. 그는 두산에서 5년 동안 174홈런, 510타점을 기록한 역대 최고의 외국인 타자로 손꼽힌다.

● 1999년, 3할-30홈런-100타점 7명 배출

올 시즌과 함께 역대 최고의 타고투저 시즌으로 꼽히는 1999년에는 7명의 3할-30홈런-100타점 타자가 등장했다. 양준혁(삼성) 심정수(두산) 홍현우(해태) 마해영(롯데)이 이름을 올렸고 데이비스(한화)와 호세(롯데)도 강력한 파워를 뽐냈다. 심정수는 통산 3차례, 마해영과 호세는 각각 2회씩 3할-30홈런-100타점을 기록했다.

● 박재홍, 김동주의 3할-30홈런-100타점

2000년에는 박재홍(현대)과 김동주가 대기록을 달성했다. 1996년 데뷔 첫해 30홈런, 108타점, 타율 .295를 기록한 박재홍은 데뷔 5년 만에 타율 .309, 32홈런, 115타점을 기록했다. 1996년과 1998년에 이어 개인통산 3번째로 30홈런-30도루를 기록해 더욱 눈길을 끌었다. 통산 273홈런을 기록한 잠실홈런왕 김동주에게도 2000년은 최고의 시즌이었다. 타율 .339, 31홈런 106타점으로 자신의 가치를 한껏 높였다.

● 이승엽, 심정수 2년 연속 명승부!

2002년과 2003년은 이승엽과 심정수가 역대 최고의 라이벌전을 펼쳤다. 2002년 이승엽은 47홈런 126타점으로 1위를 차지했고, 심정수는 46홈런 119타점으로 2위에 머물렀다. 2003년 두 선수의 경쟁은 더욱 치열했다. 이승엽은 56홈런으로 아시아신기록을 세웠고 심정수는 53홈런까지 추격했지만 이승엽을 넘지 못했다. 타점도 144타점을 올린 이승엽이 심정수를 2점 앞서며 정상에 섰다. 50홈런타자 두 명이 펼친 2003년의 홈런왕 싸움은 지금도 팬들에게 설레임을 안겨준다.

● 2009년의 김상현과 최희섭, KIA 우승 이끌어

2004년 브룸바(현대)이후 4년 동안 3할-30홈런-100타점 타자는 나오지 않았다. 2009년 KIA는 5년 만에 등장한 두 명의 거포를 앞세워 통산 10번째 한국시리즈 정상에 올랐다. 시즌 도중 LG에서 트레이드되어 온 김상현이 타율 .315, 36홈런, 127타점으로 홈런, 타점왕을 차지했다. 프로야구계가 깜짝 놀란 엄청난 사건이었다. 여기에 최희섭도 타율 .308에 33홈런 100타점을 올리며 최고의 시즌을 만끽했다. 아쉬운 것은 두 선수가 우승이후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점이다. 김상현은 SK로 트레이드 됐고, 최희섭은 올 시즌 1경기도 출전하지 못했다.

● 2010년 타격 7관왕 이대호, 9연속경기홈런

2010년 이대호(롯데)는 공격 8개 부문 가운데 도루를 제외한 7개 타이틀을 차지했다. 타율 .364, 44홈런 133타점을 기록했다. 당시 이대호는 세계최초로 9연속경기 홈런을 때려 한층 주목을 받았다. 2012년부터 일본에서 활약 중인 이대호가 30홈런-100타점을 기록한건 2010년이 유일했다.

● 최형우-박병호 그리고 강정호-나성범

2011년에는 최형우(삼성)가 .340, 30홈런, 118타점으로 3할-30홈런-100타점고지에 올랐다. 2013년에는 박병호가 바통을 이었고 올해는 강정호와 나성범, 테임즈가 3할-30홈런-100타점 대열에 합류했다. 박병호는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3할-30홈런-100타점을 달성했다. 강정호는 타율 .357, 38홈런 110타점으로 유격수로는 최초로 30홈런-100타점을 기록한 선수가 됐다. 입단 2년 만에 3할, 30홈런,100타점을 달성한 나성범은 데뷔 이후 가장 빠른 시즌에 대기록을 세웠다. 3할-30홈런-100타점은 타자들의 꿈이지만 평생 한번 해내기 힘든 대기록이다. 그들이 있어 팬들은 행복하고 프로야구는 더욱 볼만하다.

스포츠동아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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