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이 모국어보다 더 재밌어… 세종대왕님 놀라워요”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0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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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개국 세종학당 한국어 우수학생 124명 방한

“세종대왕이 만든 한글 덕분에 각기 다른 나라에서 온 우리가 하나로 이어졌다”고 말하는 카르데나스 페레이로 아브릴, 리하니 바디아, 가르캅축 안나 씨(왼쪽부터). 세종학당재단 제공
“세종대왕이 만든 한글 덕분에 각기 다른 나라에서 온 우리가 하나로 이어졌다”고 말하는 카르데나스 페레이로 아브릴, 리하니 바디아, 가르캅축 안나 씨(왼쪽부터). 세종학당재단 제공
“단언컨대 한글은 세상에서 가장 멋진 글자입니다.”

9일 한글날을 앞두고 세종학당이 설치된 48개국의 한국어 우수학습자 124명이 7일 한국을 방문했다.

6박 7일 일정으로 한국에 머무는 이들은 세종학당의 장학프로그램인 ‘세종학당 우수학습자 초청 한국어·한국문화 체험 한마당’에 참가한다. 문화체육관광부와 세종학당재단 주최로 2010년부터 시작된 이 프로그램은 세계 각국 세종학당에서 한국어를 배운 외국인들에게 한국어와 한국 문화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왔다.

멕시코 한국문화원 세종학당에서 온 카르데나스 페레이로 아브릴 씨(21·여)가 한국어를 공부하는 이유는 박찬욱, 김기덕 감독과 함께 영화를 만드는 게 꿈이기 때문. 그는 멕시코에서 독립단편영화를 만들고 있다. 그는 “박찬욱 감독의 영화 ‘올드보이’ ‘사이보그지만 괜찮아’, 김기덕 감독의 ‘피에타’를 보고 감동을 받아 한국어를 공부하기 시작했다”며 “더 열심히 공부해서 존경하는 한국 감독과 함께 영화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알제리에서 온 리하니 바디아 씨(24·여)는 낮에는 한국국제협력단(KOICA) 알제리 사무실에서 일하고, 밤에는 한국어를 공부하는 주경야독 학습자다. 그는 2011년 한국 드라마를 접하며 한국어 공부를 시작했지만 그로 인해 이제는 알제리에 한국어-아랍어 번역소를 세우는 꿈을 갖게 됐다. 그는 2012년 알제리에 세종학당이 생긴 뒤 매주 토요일 이곳에서 한국어를 공부해 오고 있다. 그는 “토요일에 대학 수업이 있는데 한국어 수업을 빠질 수 없어 교수에게 오전 수업만 듣고 오후에는 빼달라고 간곡히 부탁했다”고 웃으며 말했다. 그는 “한국어 공부를 위해 한국 사극을 자주 보는데 대궐 같은 데서 아랫사람이 물러날 때 몸을 돌리지 않고 종종걸음으로 물러나더라”며 “한국에서는 그러는 줄 알고 사무실에서 따라했더니 한바탕 웃음보가 터지기도 했다”고 말했다.

가르캅축 안나 씨(21·여)는 모스크바 세종학당 제6회 한국어대회에서 1등을 할 정도로 실력파다. 그는 “한국어는 과학적이고 논리적인 언어”라며 “지금은 러시아어 공부보다 한국어 공부가 더 즐거울 정도로 한국어를 사랑한다”고 말했다. 그는 내년 2월 한국에서 한국어 전공으로 석사과정을 밟고 통역사 활동을 할 계획을 갖고 있다.

이번 행사에 참가한 외국인들은 “이처럼 아름답고 과학적인 글자를 왕이 백성을 위해 만들었다는 것에 더욱 놀랐다”며 “한국어를 더 열심히 공부해 한국과 조국을 연결하는 징검다리 역할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세종학당#세종대왕#한글#한국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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