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의회가 움직이면 백악관이 움직이고, 백악관이 나서면?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0월 8일 17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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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석 상임이사.
김동석 상임이사.
"미국 의회가 움직이면 백악관이 움직이고, 백악관이 나서면 행정부가 변합니다."

미국에서 활동 중인 김동석 시민참여센터 상임이사는 7일 전 세계 한인회장을 상대로 한 강연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날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 '2014 세계한인회장대회'에서 김 이사는 한국인의 적극적인 정치 참여 필요성을 역설했다. 유대인들이 미국 조야를 상대로 막강한 영향력을 끼치며 로비단체 '공공정책협의회(AIPAC)'를 운영하듯 한국도 그렇게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600여 만 명인 재미 유대인들이 AIPAC를 중심으로 이스라엘과 전 세계 유대인의 이익을 위해 미국 정책을 좌지우지하는 성공 사례를 한국도 벤치마킹 하려는 시도다. 미주 한인은 200여 만 명으로 추산된다.

김 이사는 8일 동아일보와 인터뷰에서 "갈수록 외교관끼리 마주 앉아 책상에서 이뤄지는 전통외교보다 민간의 공공외교가 중요해지고 있다. 재미 한인동포들이 정치에 적극 참여해 한미관계 발전을 이끌어 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정치권을 상대로 적극적인 한인 유권자운동을 벌이고 있다. 단순히 성명 내고 집회하는 것이 아니라 상·하원 의원들을 상대로 직접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 특히 '재미한인동포=미국 유권자'라는 등식으로 미국 정계에 직접 영향력을 발휘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올해 미국 뉴욕 맨해튼 관문에 '일본군 강제동원 위안부 기림비'가 세워졌다. 위안부 피해자들이 백악관과 국무부를 직접 방문해 일본 잔학상을 증언하는 기회까지 얻은 것도 이런 노력 덕분이었다. 2007년 미국 하원에서 위안부 결의안 준수를 촉구하는 법안을 처음으로 통과시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사람도 김 이사다. 그가 유대인들의 AIPAC을 모델로 7월 처음 개최한 '한인풀뿌리정치대회'에는 로버트 메넨데즈 상원 외교위원장과 에드 로이스 하원 외교위원장을 비롯한 연방의원이 11명이나 참석했다.

김 상임이사는 "재미 한국인들은 미국에 세금 내고 투표하면서 모범시민으로 잘 정착해야한다. 한국 정부도 동포들을 보호와 관리대상으로 보지 말고 이들을 적극 활용하는 방식으로 변해야한다"고 주문했다.

조숭호 기자 sh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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