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복궁 취향교 잘못된 복원 60년 넘게 방치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0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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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전 문제 알고도 보물 지정
문화재청 “2021년 이후에나…”

경복궁 향원정 북측에 아직 남아 있는 기초석(원안). 6·25전쟁으로 무너지기 전 취향교가 현재와는 정반대인 건청궁 방향으로 지어졌음을 알 수 있다. 서용교 의원실 제공
경복궁 향원정 북측에 아직 남아 있는 기초석(원안). 6·25전쟁으로 무너지기 전 취향교가 현재와는 정반대인 건청궁 방향으로 지어졌음을 알 수 있다. 서용교 의원실 제공
보물 1761호로 지정된 경복궁 취향교(醉香橋)가 엉뚱한 방향으로 복원됐음에도 60년 넘게 방치돼 온 것으로 나타났다.

새누리당 서용교 의원실이 문화재청 등으로부터 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경복궁 내 취향교는 고종이 1873년 건립할 당시 향원정 북쪽의 건청궁과 연결돼 있었다. 경복궁을 중건한 직후인 1890년대 작성된 ‘북궐도형(北闕圖形)’에 따르면 취향교는 건청궁 쪽에서 진입하도록 돼 있었다. 또 향원정 북쪽에는 취향교와 이어졌던 기초석이 아직 그대로 남아있다. 그러나 6·25전쟁 때 파괴된 취향교를 1953년 복원하면서 향원정 남쪽의 함화당(咸和堂)으로 연결했다.

당국은 이를 알고 있었으나 2012년 3월 향원정을 보물로 지정할 때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당시 일각에서 진정서를 내며 문제제기를 했지만 문화재청은 “경복궁 복원 4단계가 진행되는 2021년 이후에나 취향교를 복원할 수 있다”는 입장만 밝혔다.

서 의원은 “취향교의 잘못된 복원이 이곳을 거닐었을 고종의 동선을 왜곡하고 있다”며 “문화재청은 원형 복원을 서둘러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경복궁 취향교#복원#방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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