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김혜경 체포영장 기내서 집행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0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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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비 보안속 ‘특급 호송 작전’
“兪차명재산 관리했나” 질문에 金 “그런 일 없다” 부인

미국에서 도피생활을 하다 검거된 김혜경 한국제약 대표는 6일 오후 2시 35분경(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 덜레스공항에서 미 국토안보수사국(HSI) 직원 2명과 함께 대한항공 KE094편에 올랐다. 14시간 동안의 비행 끝에 7일 오후 4시 반경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 김 대표는 곧바로 검찰에 신병이 인도됐다. 김 대표의 체포영장은 구속영장 청구 시한(체포 후 48시간 내)을 감안해 오후 4시 반경 항공기가 착륙한 뒤 기내에 들어간 인천지검 검사와 수사관이 집행했다.

인천지검으로 압송된 김 대표는 “유병언 전 회장의 차명재산을 관리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그런 일 없다”고 부인했다. “횡령 배임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질문에는 “검찰에서 조사받겠다”고 답했다. 검찰청 앞에서는 김 대표를 기다리고 있던 기독교복음침례회(일명 구원파) 신도 10여 명이 “혜경 언니, 힘내세요”라고 외치기도 했다.

검찰은 김 대표의 항공기 좌석 위치와 체포영장 집행 시기까지 세밀히 조율하며 ‘특급 호송 작전’을 폈다. 김 대표를 태운 항공기가 이륙하기 전까지 송환 일시와 항공편을 극비에 부치고 언론에 엠바고(보도유예)를 요청했다. 김 대표의 심경이 바뀌어 돌연 귀국을 거부하면 1년가량이 소요되는 범죄인 인도 재판 절차를 밟아야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미국 당국은 혹시 모를 난동이나 공격에 대비해 우리 검찰과 협의해 김 대표를 이코노미석 뒤에서 두 번째 줄 가운데 좌석에 앉히고 강제추방국(ERO) 및 HSI 직원 2명을 양 옆에 동행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범죄인은 기내 소란이나 도주를 막기 위해 항공보안법과 항공사 규정에 따라 출입구와 주방 등에서 떨어진 곳에 앉아야 한다. 기내식은 일반 승객과 똑같이 제공되지만 와인이나 맥주 같은 주류는 주지 않는다. 또 자해할 우려가 있기 때문에 포크 같은 철제 식기구도 제공되지 않는다.

인천=차준호 run-juno@donga.com / 조건희 기자
#유병언 차명재산#김혜경 송환#한국제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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