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지만 은퇴 “19년 동안 정말 행복했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4년 10월 8일 06시 40분


넥센 송지만이 19년 간 정들었던 유니폼을 벗는다. 넥센의 오랜 역사와 영욕을 같이 했던 송지만은 2군 코치로 새 출발에 임한다. 스포츠동아DB
넥센 송지만이 19년 간 정들었던 유니폼을 벗는다. 넥센의 오랜 역사와 영욕을 같이 했던 송지만은 2군 코치로 새 출발에 임한다. 스포츠동아DB
■ 지도자로 제2의 야구인생

“다 채우지 못한 기록들이 아쉽긴 하지만…”
선수 생활 마감…내년 넥센 2군 코치로
“1군 코치 달리 보여” 지도자 수업 전념

프로야구 현역 최고령 타자였던 넥센 송지만(41)이 그라운드와 작별 인사를 나눈다.

넥센은 7일 송지만이 19년에 걸친 프로 선수 생활을 마감하고 은퇴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송지만의 은퇴는 이미 오래 전에 결정된 사항이다. 송지만은 시즌 중반 구단과 상의해 은퇴를 결심했고, 이후 2군에서 지도자 수업을 받아왔다. 7일 목동구장에서 만난 송지만은 “전반기에 은퇴를 결정하고 3개월 정도 쉬면서 여러 가지로 바쁜 시간을 보냈다”며 “19년 동안 그라운드에서 정말 행복했다. 많은 분들의 배려 덕분에 여기까지 왔다. 앞으로 좋은 지도자가 될 수 있도록 공부를 많이 해야 할 것 같다”는 소감을 밝혔다.

● 히어로즈 초대 주장, 19년 선수 생활에 마침표

송지만은 동산고와 인하대를 졸업하고 1996년 한화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2003년 12월 현대로 트레이드된 후 2008년 팀이 해체되고 히어로즈로 재창단하는 과정을 모두 함께 겪은 베테랑이다. 2000시드니올림픽과 2006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서 국가대표로 활약했을 만큼 선수로서 실력도 인정받았다. 송지만은 19년간 1938경기에 출전해 타율 0.282(6620타수 1870안타) 311홈런 1030타점을 기록했다.

송지만은 지난 시즌이 끝난 뒤에도 은퇴를 고려했지만, 선수 생활을 1년 연장하기로 결심했다. 구단도 연봉 1억원에 재계약하며 힘을 실어줬다. 대만으로 2군 스프링캠프도 함께 다녀왔다. 그러나 유독 야수진이 탄탄한 넥센 1군에 송지만의 자리는 좀처럼 나지 않았다. 결국 1군에 다시 서지 못한 채 은퇴를 맞게 됐다. 송지만은 “그동안 나 자신과 주변 사람들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도 갖고 19년 만에 여름휴가라는 것도 가봤다”며 “다 채우지 못한 기록들이 아쉽기는 하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던 것 같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그는 부침을 많이 겪었던 히어로즈의 초대 주장이었다. “그때가 가장 힘들었던 순간 가운데 하나”라고 했다. 그러나 고락을 함께 한 팀이 2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모습을 보면서 보람도 충분히 느꼈다. 그는 “그러고 보면 야구하면서 행복했던 순간이 정말 많은 것 같다”고 되뇌었다.

● 화성 히어로즈 코치로 새 출발 “신인 같은 마음으로 공부하겠다”

송지만은 내년 시즌 넥센의 2군인 화성 히어로즈에서 코치로 새 출발한다. 아직 보직은 정해지지 않았다. 송지만은 “지금 목동에 와서 1군 코치들을 보니 빛이 번쩍번쩍하는 것 같다. 그만큼 모든 걸 다 보고 배우고 싶다”며 웃은 뒤 “그동안 준비를 나름대로 많이 하긴 했지만, 야구는 또 준비한다고 되는 게 아닌 것 같다. 최대한 시행착오를 줄여가면서 내 역할을 하는 게 중요한 것 같다”고 했다. 각오도 남다르다. 선수로서는 최고의 베테랑이지만, 지도자로서는 이제 첫 발걸음을 내딛는 새내기다. 송지만은 “선수 생활은 여기서 끝나지만 지도자로서 또 다른 야구 인생을 만들어 가겠다. 프로야구에 첫 발을 디뎠을 때처럼 처음부터 다시 배운다는 자세로 최선을 다해 임하겠다”며 “신인 같은 마음으로 19년 야구선수 송지만이라는 생각을 버리고 공부 열심히 하겠다”고 웃어 보였다.

목동|배영은 기자 yeb@donga.com 트위터 @goodgo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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