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건영의 ML 가을사나이] 갓쇼도 괴물도…‘좌완 사냥꾼’ 카펜터에게 당했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4년 10월 8일 06시 40분


커쇼·하웰·류현진에게 홈런포
타율 5할·홈런 3개·2루타 3개
NLDS ‘2승1패’ 이끈 선봉장

LA 다저스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를 앞두고 전문가들의 의견은 하나로 통일됐다. 다저스가 지난해 리그 챔피언십시리즈에서 당한 패배를 설욕할 것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었다.

클레이튼 커쇼-잭 그레인키-류현진으로 이어지는 ‘빅3’ 선발진의 무게감이 월등한데다 타선의 파괴력도 다저스가 한 수 위라는 분석 때문이었다. 반면 카디널스는 불펜진이 막강하지만 지난 시즌 주축 멤버 중 카를로스 벨트란과 데이빗 프리즈가 이적해 타선이 허약해졌다는 지적이 많았다. 그도 그럴 것이 정규시즌 카디널스가 기록한 홈런은 고작 105개로 내셔널리그 최하위를 기록했다.

아직 시리즈가 끝나지 않았지만 카디널스는 7일 경기에서 3-1로 승리를 거둬 2승1패로 리드를 잡았다. 남은 한 경기에서 1승만 추가하면 2년 연속 리그 챔피언십에 진출하게 된다. 물방망이 타선이 언제 그랬냐는 듯 포스트시즌에 들어 겉잡을 수 없이 폭발하고 있다. 특히 1번 타자 맷 카펜터의 활약을 경이로운 수준이다. 올 시즌부터 3루로 포지션을 변경한 카펜터는 정규시즌에서 타율 0.272, 8홈런 59타점을 기록했다. 하지만 포스트시즌에 들어 전혀 다른 선수로 변신했다. 12타수 6안타로 5할 타율을 기록하며 팀 공격을 거의 혼자 책임지고 있다. 더욱 놀라운 점은 6개의 안타가 홈런 3개와 2루타 3개라는 점이다.

또한 3개의 홈런이 모두 좌완투수를 상대로 뽑아낸 것이어서 좌타자에게 좌완투수를 투입하는 것을 즐기는 스타일인 LA 다저스 돈 매팅리 감독을 당혹스럽게 만들었다.

두 팀의 1차전 경기는 다저스의 일방적인 흐름으로 진행됐다. 5회까지 다저스가 6-1로 크게 앞선 데다 정규시즌 21승 투수 클레이튼 커쇼가 마운드를 굳건히 지키고 있었다. 첫 두 타석에서 삼진과 유격수 플라이로 물러났던 카펜터는 6회초 2사 후 커쇼로부터 우중간 담장을 넘기는 솔로홈런을 뿜어냈다. 이 때만 해도 대역전극의 전주곡이라는 점을 그 어느 누구도 몰랐다.

운명의 7회초, 커쇼가 5개의 안타를 허용하며 2점 차로 줄어든 상황에서 카펜터가 다시 타석에 들어섰다. 2사 만루에서 카펜터가 친 타구는 우익수 맷 켐프의 키를 넘기는 주자 일소 역전 2루타가 됐다. 두 번 연속 카펜터에게 장타를 허용한 커쇼는 씁쓸한 표정을 지으며 마운드에서 물러났다. 비록 2-3으로 카디널스가 패하지는 했지만 2차전에서도 카펜터는 0-2로 뒤진 8회초 다저스의 좌완 투수 J P 하웰을 상대로 우중간 담장을 넘기는 극적인 동점 투런 홈런을 작렬시켰다.

류현진과 대결을 펼친 3차전에서 카펜터는 1회초 75마일짜리 커브에 헛스윙 삼진을 당했다. 그러나 3회초 두 번째 대결에서는 정반대의 결과가 나왔다. 볼 카운트 1-2의 불리한 볼카운트에서 류현진의 체인지업을 통타, 우중간 담장을 넘기는 솔로포로 홈 팬들을 열광시켰다.

정규시즌 436경기에서 25개의 홈런을 치는데 그친 카펜터가 이번 디비전 시리즈에서만 3개의 결정적인 대포를 터뜨리는 원맨쇼로 다저스를 벼랑 끝에 몰아넣었다.

손건영 스포츠동아 미국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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