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욕동생’서 ‘신스틸러’로 Up…김슬기의 다음 변신은?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0월 7일 17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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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슬기 트위터
사진=김슬기 트위터
드라마나 영화에는 적은 분량에도 주인공 못지않게 강한 인상을 주는 배우들이 있다. 이들을 가리켜 '신 스틸러(Scene stealer)'라고 한다. 신 스틸러란 직역하면 '장면을 훔치는 사람'이란 뜻으로, 영화나 TV드라마 등에서 훌륭한 연기력이나 독특한 개성을 발휘해 주연 이상으로 주목을 받는 조연을 일컫는다.

최근 새롭게 주목받는 신 스틸러가 등장했다. 배우 김슬기(24)가 그 주인공이다.

김슬기는 7일 종방하는 KBS 2TV 드라마 '연애의 발견'에서 주인공 한여름(정유미 분)의 친구이자 둔하고, 잠이 많은 인물인 윤솔 역을 맡아 톡톡 튀는 매력으로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또 김슬기는 연인으로 생각했던 남자친구에게 차이고, 연애인생의 전환점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던 중 윤실장(이승준 분)과 도준호(윤현민 역)에게 동시에 사랑을 받는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해내며, 다소 무거워질 수 있는 극의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역할도 선보이고 있다.

한 회 한 회 그가 선사한 발랄함은 시청자들의 이목을 끌기에 충분했고, 이는 그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고 있다.

1991년생인 김슬기는 학창시절 뮤지컬배우가 꿈이었다. 그는 노래와 연기 그리고 춤을 다 보여줄 수 있는 뮤지컬 배우가 되고 싶어서 연기를 시작했다. 본격적인 연기는 고등학교 3학년 때 연기학원을 다니면서부터였다. 하지만 시작은 순탄치 못했다. 넉넉하지 못한 가정형편 때문에 처음부터 연기학원을 다닐 수 있었던 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는 무작정 학원을 찾아가 '나에게 투자해달라'고 당차게 말했고, 열정을 높이 산 학원 측의 배려에 연기공부를 할 수 있었다.

그가 연예계에 얼굴을 알리게 된 건 현재 소속사 '필름있수다'의 대표이자 서울예술대학교 20년 선배인 장진 감독(44) 덕이었다. 서울예술대학교 2010학번인 그는 2011년 장진 감독이 연출한 케이블채널 tvN 예능프로그램 'SNL코리아'를 통해 대중에게 얼굴을 알렸다.

김슬기는 당시 해당 프로그램에서 낭랑한 목소리와 다양한 역할을 소화해내는 뛰어난 연기력, 그리고 능청스럽게 상스러운 욕을 팡팡 쏟아내 '국민욕동생'이라는 별명을 얻는 등 화제가 됐다. 이에 유제품부터 보험, 통신사 등 숱한 광고의 모델로 활동하며 2013년 이른바 대세로까지 떠올랐다.

해를 넘겨 2014년에도 김슬기는 영화 '수상한 그녀'와 KBS2 드라마 스페셜 '나 곧 죽어' 등에 출연하며 자신의 입지를 넓혀갔다. 그리고 올해 8월 첫 방송된 KBS2 월화드라마 '연애의 발견'에 캐스팅되며 대중에게 다시 한 번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그렇다면 그가 대중의 인기를 얻는 이유는 뭘까. 이와 관련해 그의 주변 인물들은 탄탄한 기본기와 연기에 대한 열정을 꼽는다. 그를 연예계로 이끈 장진 감독은 최근 한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해 "모교 30주년 기념 공연을 준비하면서 김슬기를 만났는데 소리가 쩌렁쩌렁하더라"면서 "기본기가 좋고 잘 배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한 바 있다.

연기자의 길에 어렵게 입문한 만큼 초심을 잊지 않으려는 그녀의 끊임없는 노력 역시 또 다른 인기 비결이다. 지난해 11월 김슬기는 한 드라마 미디어데이에 참석해 "데뷔 후 매일 일기를 쓰고 있으며, 현재도 계속 노력하며 살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스스로를 채찍질하며, 보다 나은 연기를 펼치기 위한 일종의 마인드컨트롤(Mind control) 개념인 것이다.

시작은 예능프로그램 속 '국민욕동생'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연기력 없이는 인정받을 수 없는 신 스틸러로까지 거론되며, 대중의 머릿속에 김슬기라는 이름 석자를 새겨 놓는 데 성공했다.

그간 변화무쌍한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한 김슬기, 그의 연기변신은 어디까지일까.

권준상 동아닷컴 기자 kj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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