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진 “새정치연합 세월호처럼 될 수도…45도 기운 상태”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0월 7일 10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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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진 서울대 교수. 동아일보 DB
한상진 서울대 교수. 동아일보 DB
지난 대선 패배 후 민주당의 대선평가위원장을 맡았던 한상진 서울대 교수는 7일 새정치민주연합의 현재 상황을 세월호에 비유하며 "정상적인 항해를 하기가 힘든, 45도 기울어진 상태"라고 지적했다.

한 교수는 이날 MBC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과 전화 인터뷰에서 "붕괴 또는 와해의 길로 갈지 사실 촉각이 서는 중요한 분기점에 서 있다"면서 새정치연합의 문제는 내부에 있는데 외부에서 원인을 찾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현재와 같이 관리형 비대위로 스스로 역할을 규정하는 것은 매우 근시한적이고 협소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비유적으로 얘기하면 기가 통하지 않으면, 기가 뭉치면 뱃속에 가스가 꽉 차고 굉장히 불편하다. 그러면 가스를 빨리 빼야 한다. 비상대책위원회가 하는 일이 뭐냐, 뚜껑을 열어서 가스를 빼야 하는데 뚜껑을 꽉 닫으려고 한다"면서 "문제를 봉합하고 갈등을 봉합하는데 지체하고 있다. 이건 저는 어렵다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비대위가 당이 안고 있는 문제의 본질을 건드리지 않고 대충 추스르려 한다는 것이다.

그는 "지도부가 상당히 공포심을 갖고 있는 것 같다. 갈등이 표출되면 당이 크게 파괴될 것이라고 하는 염려 때문에 지금 그렇게 하고 있는 것 같은데 저는 꼭 이게 옳은 진단인 것 같지가 않다"며 "제 느낌에는 새정치연합은 또 하나의 세월호처럼 될지 모른다는 염려를 갖고 있다"고 우려했다.

한 교수는 침몰하지 않으려면 핵심 문제를 해결하는 과감한 개혁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빨리 가라앉는 배를 떠나서 새로운 배로 갈아타야 한다. 비대위가 하는 일이 뭔가? 우리가 계파 수장들이니까 우리를 믿고 여러분들 다들 선실 안에 그대로 있으라고 방송하는 것과는 크게 다르지 않다"고 비판하며 "근본적인 가정과 생각의 틀을 바꿔야 될 때"라고 강조했다.

한 교수는 박영선 비대위 체제의 실패에 대해서는 "그 분은 굉장히 성취 욕구는 강하지만 타인과의 소통에 대해선 생각이 없는 분 같고 그리고 또 제일 중요한 것은 자신의 행위 결과에 대한 책임윤리가 거의 발견이 안 된 상태였다"며 "그래서 그런 성품으로 만일 계속 간다고 하면 당이 제대로 되겠느냐 이런 생각을 했는데 참 유감스럽게도 제가 관찰했던 성품이 죄송한 말씀이지만 더 극단적인 형태로 표출이 됐다. 여러 가지 원인이 있지만 저는 이것도 현재 당을 굉장히 어려운 상황으로 몰고 간 중요한 원인"이라고 밝혔다.

그는 차기 당권과 관련해 "문재인 의원이 차기 당권을 차지하는 상황이 된다 하더라도 그렇게 나쁜 모습은 아니다"며 "진정으로 당을 책임지고 관리하고 이끌 수 있는 어떤 위치에 들어선다고 하면 그것은 그분을 위해서도 좋고 당을 위해서도 하나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문재인 의원은 지금까지 보면 항상 당하고 일체감을 갖질 못 했다. 당으로부터 거리를 지키고 있었고 본인은 잘하고 있는데 당이 뭔가 잘못돼 항상 거기서 피해를 느끼고 있다고 하는 어떤 피해의식까지 있었다고 본다. 이렇게 해선 당을 이끌 수가 없다"며 "(당권을 쥐면) 그 분한테 큰 기회가 되겠지만 잘못하면 위기가 될 가능성이 더 커보인다"고 경고했다.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기사제보 dn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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