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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김진호]‘국가안보 제2 보루’ 향군 62돌을 맞이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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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김진호]‘국가안보 제2 보루’ 향군 62돌을 맞이하며

동아일보입력 2014-10-07 03:00수정 2014-10-07 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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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호 대한민국재향군인회 고문 예비역 육군 대장
8일은 대한민국재향군인회(향군) 창립 62돌이다. 향군은 6·25전쟁 중이던 1952년 초 이승만 대통령이 휴전 이후 전시 동원전력 확보를 위해 전역 장병과 국민병역 및 보충병역을 국가 위기에 동원할 목적으로 창립했다. 1968년 1월 21일 김신조의 청와대 습격사건 이후 박정희 대통령은 ‘향군의 재무장’을 선언하고 1968년 4월 1일 향군을 모체로 250만 예비군을 창설함으로써 ‘국가안보 제2의 보루’로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1990년대 이후 국내 정치안보 상황이 바뀌면서 향군은 또 다른 안보환경에 직면하게 됐다. 종북세력으로부터의 국가정체성 방어가 그것이다. 반미운동에 대한 물리적 대응이 불가피했고, 왜곡된 한국 현대사교육에 노출된 청소년들의 국가관과 안보 현실에 대한 인식을 바로잡아주는 현장 안보교육을 실시해야 했다. 휴전 이후 한미동맹을 해체하려는 노무현 정부의 ‘연합사령관의 전시작전통제권’ 환수반대운동에도 목숨을 걸었다.

그러나 나는 ‘국가안보 제2의 보루’라는 향군의 한 회원으로서 자부심과 긍지를 갖고 있지 못하다. 10여 년 전 11월 11일, 나는 미국 워싱턴 한국용사 참전비를 찾았다. 마침 그날은 미국 향군의 날(Veterans Day)이었다.


전국의 역전 용사들이 군복무 시의 부대마크를 새긴 군복을 입고 아들딸 등 가족의 손을 잡고 행사에 참석했는데 그날은 미국의 ‘국경일’이었다. 행사가 끝나고 워싱턴 시내를 행진할 때 연도에 모인 시민들이 환호하며 박수를 보내는 장면을 본 나는 가슴이 뭉클한 감동과 부러움을 느꼈다. 2010년 뉴욕에서 거행된 향군의 날 기념식엔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블룸버그 뉴욕시장 등 각계의 많은 인사가 행사에 참석해 향군을 격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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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미국은 국민들의 상무정신을 바탕으로 세계 최고의 지도국 자리를 지켜나가고 있다고 본다. 우리나라도 박정희 대통령 시절에는 예비전력인 향군의 위상을 높이기 위한 대통령의 관심이 오늘날의 미국과 같았다.

이미 핵을 보유하고 대륙을 횡단할 수 있는 장거리 미사일을 개발한 북한은 아직 검증되지 않은 젊은 지도자가 통치하고 있다. 시도 때도 없이 무장공비를 침투시키던 1960, 70년대보다 우리의 안보환경이 결코 안정적이라고 할 수 없다. 그때는 북한만 상대하면 됐지만 지금은 체제를 전복시키기 위해 내란 음모 등을 획책하는 내부의 적을 상대해야 하므로 더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향군 회원조차 ‘향군의 날’이 있는지, 있다면 언제인지 모른다. 6·25전쟁을 겪은 우리는 어느 나라보다 전몰장병과 참전용사 등 재향군인에게 깊이 감사하고 존경하는 마음가짐을 갖는 것이 당연하다고 본다. 그러나 현실은 국가안전보장회의 구성원의 절대 다수가 향군 자격도 없는 군 미필자인 나라, 많은 젊은이가 신성한 국방의 의무를 기피하는 나라다. 국가위기가 올 때 과연 누가 나라를 위해 몸을 바칠 것인가에 대해 정부를 포함한 범국민적인 자각이 필요한 시점이다.

대한민국재향군인회법에 따르면 국가와 자치단체는 향군의 사업에 필요한 보조금을 지원하도록 돼 있다. 이 보조금으로 향군은 호국정신 함양과 각종 봉사활동 등 사회공익을 위한 사업을 추진하는데, 이마저도 정권 수호를 위한 정치활동이라고 운운하며 매도하는 세력 때문에 향군의 위상이 훼손되고 있음은 안타까운 일이다.

국가안보 문제는 보수와 진보의 문제가 아니다. 국가와 국민 생존의 현실 문제이다. 우리 국민 모두가 오늘의 국가안보 위기상황을 성찰하며 향군의 대국민 안보 강화 노력을 성원해 나가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대한민국의 오늘이 있기까지 국가안보의 일선에서 몸 바쳐 온 1000만 향군의 노고에 깊은 경의를 표한다.

김진호 대한민국재향군인회 고문 예비역 육군 대장


#대한민국재향군인회#향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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