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이일규]구조적 악순환 끊어야 자영업이 산다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0월 7일 03시 00분


코멘트
이일규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이사장
이일규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이사장
지난달 24일 정부는 자영업 구조 개선을 위한 정책을 발표했다. 핵심은 장년층 고용 안정을 강화하고 창업부터 폐업에 이르는 생애주기 단계별 선순환 구조 확보를 통해 창업 성공률을 제고하고 경쟁력 향상을 지원하는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자영업자는 580만 명(올해 8월 기준)에 이르고 취업자의 22.4%가 자영업자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별 자영업자 평균 비중인 15.8%를 크게 상회하는 수준이다. 이러한 자영업의 위축은 대한민국 경제 인구의 4분의 1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음식점·소매업 등 생계형 업종의 과밀 정도가 심각하고 50대 이상 장년층의 퇴직으로 인한 생계 목적의 창업이 상대적으로 늘고 있는 것도 특징이다.

이러한 자영업의 취약성은 퇴직 장년층의 고용불안, 자영업 자체의 구조적 문제 등이 복합된 데 기인한다. 이 때문에 정부 역시 경영 애로 완화에 중점을 뒀던 기존 대책을 넘어 창업 이전 단계에서부터 폐업 단계까지 고려한 종합적인 접근을 통해 근본적인 문제 개선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주변에서 가장 많이 질문하는 내용이 ‘어떻게 해야 자영업자가 잘될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자영업이 잘되려면 일시적 애로 사항을 해결하는 것에 급급하기보다는 업종별 경영교육을 통해 소상공인 스스로가 일어설 수 있는 기반을 사전에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올 1월 설립된 공단 역시 소상공인의 경영 애로를 완화하고, 체계적 지원을 위한 인프라 조성에 힘쓰고 있다. 내년이면 2조 원 규모의 소상공인시장진흥기금 운용, 지원도 추진하게 된다.

공단에서는 창업이론, 업종별 기능·실습 연마, 인턴 체험 등 맞춤형 창업교육으로 ‘준비된 창업과 성공적 창업’을 지원하고 창업 이후에는 업종별 경영교육을 통해 소상공인의 경영능력 향상 및 매출 증대를 돕고 있다. 2013년 소상공인 교육 성과 평가와 전국소상공인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소상공인 교육을 수료한 소상공인에게서 일반 소상공인보다 6.7% 높은 매출증가 효과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정부가 지난달 발표한 자영업자 대책은 창업 단계에서 준비되지 않은 창업과 과잉 진입을 막고, 성장 단계에서 미흡한 경쟁력과 경영애로를 해결하여 경쟁력을 높인다는 점, 그리고 신속하고 안전한 퇴로지원을 통해 고용 안정성을 강화하는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했다는 것에서 의미가 있다.

이번 대책이 생계유지를 위해 별다른 준비 없이 자영업에 뛰어들고, 36개월도 못 가 폐업을 맞이하여 또다시 빈곤층으로 전락하는 악순환을 끊을 수 있는 열쇠가 되길 바란다. 공단 역시 이번 대책들이 실효성을 획득하고 정책 체감도를 증가시키도록 함께 지원할 것이다.

이일규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이사장
#자영업#경쟁력 향상#자영업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