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부산 요트유람선 사업, 돛 펼치기전 좌초위기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0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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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안-안전시설 미비로 취항 불투명… 대중교통-주차장 확보도 해결안돼
市, 민간사업자 항의에 “예산부족”

지난달 27일 진수식을 한 고품격 해양레저관광의 상징이 될 요트 유람선 ‘마이다스 720 1호’ 모습. 부산시의 무책임한 행정으로 좌초위기에 놓였다. 삼주 제공
지난달 27일 진수식을 한 고품격 해양레저관광의 상징이 될 요트 유람선 ‘마이다스 720 1호’ 모습. 부산시의 무책임한 행정으로 좌초위기에 놓였다. 삼주 제공
해양레저·관광산업의 상징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 부산의 요트 유람선 사업이 좌초 위기에 놓였다.

부산시의 지원 약속을 믿고 사업에 뛰어든 민간사업자가 국내 처음 100인승급 카타마란 요트를 건조했으나 시가 ‘나 몰라라’ 식으로 무책임한 행정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6일 시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삼주를 요트 유람선 사업자로 선정한 뒤 이달 취항을 목표로 실무협의를 벌여왔다. 양측은 취항에 필요한 20개 항의 행정·예산지원은 시가 하고 삼주는 올해 10월까지 1척, 연말까지 2척의 요트 유람선을 남구 용호만 터미널인 다이아몬드 베이에 투입해 운항하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취항을 눈앞에 둔 현재까지 요트 접안과 승객 안전을 위한 시설이 마련되지 않고 있다.

먼저 용호만 요트 유람선 선착장 접안시설(부잔교)이 문제다. 이 시설은 당초 방파제가 마련되는 2016년 후 설치키로 했으나 삼주 측이 올해 선박구조를 변경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시는 부산항만공사의 임시부잔교(바지선)를 빌려 삼주에 임대해 주기로 했으나 바지를 고정하는 데 1억 원 이상이 들어 비용 부담을 놓고 양측이 갈등을 빚고 있다. 특히 이 바지선은 연말까지 빌리는 조건이어서 이후에는 대안이 없다.

기상 악화 등에 대비한 북항 내 전용 피항지 지정도 시가 직접 나서기로 했으나 미온적인 태도다. 삼주 측은 “40억 원을 들여 알루미늄으로 만든 요트를 일반 선박과 함께 결박시킬 경우 파손 우려가 크다”며 수영만 요트경기장 내 전용 피항지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요트 터미널과 선착장 사이에 있는 6차로 위 육교 설치도 시는 예산이 없다며 착공조차 않고 있다. 이 이동 통로는 동선이 길고 곡각지점이어서 교통사고 위험이 높은 곳.

대중교통, 시티투어 운행, 주차장 확보 등도 해결되지 않고 있다. 삼주 측은 시내버스 노선 경유와 시티투어 코스 포함을 원하고 있으나 시에서는 유동인구를 검토한 후 추진할 방침이다. 삼주 측은 “시가 간부공무원 인사를 빌미로 엉터리 행정을 펴고 있다”며 “사업이 존폐의 기로에 섰다”고 항의했다.

이에 대해 김현재 시 관광진흥과장은 “예산 확보가 관건”이라며 “운항 시점에 맞춰 필요한 시설물은 갖추고 단기, 중·장기로 나눠 지원 방안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삼주는 이달 중순 취항을 목표로 지난달 27일 사하구 감천항에서 계열사인 ㈜삼주에스텍에서 만든 100인승 카타마란 요트 ‘마이다스 720 1호’ 진수식을 가졌다. 길이 22m, 폭 9.2m, 높이 28m의 동체가 두 개(쌍동선)인 메가 요트로 가격은 40억 원대. 승선감이 좋고 안정성이 높아 바람을 이용한 세일링 체험에 적격이다. 주간에는 용호만 유람선 부두∼광안대교∼누리마루∼이기대∼용호만 간 약 1시간 코스를 3차례, 야간에는 광안대교∼누리마루∼해운대∼오륙도∼이기대∼용호만 간 약 1시간 20분 코스를 2차례 운항할 예정이다.

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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