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 붕괴 두산…점점 멀어지는 가을야구

  • 스포츠동아
  • 입력 2014년 10월 7일 06시 40분


두산 니퍼트.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두산 니퍼트.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노경은·볼스테드 무너지자 팀 악순환
손시헌 등 중고참 이적…팀워크 흔들


‘가을야구 단골손님’이었던 두산의 포스트시즌이 조금씩 멀어지고 있다. 두산은 6일까지 7위다. 잔여경기가 9경기 남아있지만 4강 진출은 희박해 보인다. LG가 남은 6경기에서 전패한다고 해도, 두산은 최소 7승2패를 해야 ‘가을잔치’에 초대 받을 수 있다. 현재 LG의 전력상 6패를 할 가능성이 적을 뿐 아니라, 두산이 남은 경기에서 7승 이상 한다는 보장도 없다. 2011년 이후 4강 탈락이 유력하게 점쳐지고 있다. 잘 나가던 두산이 왜 이렇게 추락했을까.

● “두산은 저 멤버로 왜 성적을 못 내는지 의문”…선발진 붕괴가 큰 원인


두산은 좋은 팀이다. 지난해 손시헌, 이종욱, 최준석, 임재철, 김선우 등 핵심멤버가 대거 빠져나갔지만 그럼에도 좋은 선수들이 즐비하다. 익명을 요구한 한 팀 코치는 “저 멤버로 왜 성적을 못 내는지 다른 팀 입장에서는 이해가 되지 않는다. 두산이 원래 저런 팀이 아닌데 중요한 고비마다 이겨내지 못하는 모습이었다”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이효봉 스포츠동아 해설위원은 두산의 몰락 이유로 선발진의 붕괴를 꼽았다. 두산은 더스틴 니퍼트, 유희관, 노경은, 크리스 볼스테드 등 확실한 4선발로 시즌을 시작했으나 노경은과 볼스테드가 무너지면서 팀이 악화일로를 걸었다. 이 위원은 “니퍼트와 유희관이 10승 이상씩을 거뒀지만 그게 전부였다”며 “솔직히 두산 불펜이 객관적으로 약하지 않다고 봤는데 (노)경은이와 볼스테드가 무너지면서 과부하가 걸렸고, 악순환이 반복됐다. 게다가 (유)희관이마저 6∼7월에 부진하면서 팀 전체가 흔들릴 수밖에 없었다”고 분석했다. 이어 “두산처럼 수비와 타격이 좋은 팀이 또 어디 있겠는가. 타자들은 시즌 초반 충분히 위력적인 모습을 보였는데 마운드가 크게 흔들리면서 끝까지 버티려고 하다가 결국에는 무너졌다”고 평가했다.

● 어수선한 팀 분위기에 중고참마저 적어 팀워크 흔들…송일수 감독 체제 물음표로

야구는 반복된 훈련으로 습득한 기술 발현의 스포츠지만, 단순히 던지고 치고 달리는 것만이 전부가 아니다. 흔히 ‘흐름’이라고 표현하는 분위기가 선수들에게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두산은 올해 ‘김동주 문제’를 비롯해 어수선한 일이 많았다. 물론 긴 시즌을 치르다보면 이런저런 변수가 생기기 마련이다. 그러나 두산은 선후배 사이가 좋은 팀임에도 좀처럼 선수단 분위기를 추스르기 힘들었다. 그도 그럴 것이 두산 프런트는 지난해 겨울 손시헌, 이종욱 등 팀의 중심을 잡아주던 선수들을 모두 놓쳤다. 주장인 홍성흔이 고군분투했지만 홀로 감당해내긴 쉽지 않았다. 실제 한 구단 관계자는 “선수단의 위계질서는 보통 최고참이 중간급 선수들에게 한마디를 하고, 중간급 선수들이 어린 선수들에게 한마디를 하는 식으로 잡아간다”고 귀띔한 적이 있다. 두산은 중간급 선수들이 한꺼번에 빠져나가면서 선수단을 한데 모아 이끌 중고참들이 많지 않았다.

두산의 몰락이 더 뼈아픈 이유는 지난해 준우승 감독 김진욱 감독을 경질하고 송일수 감독을 전면에 내세운 결과가 좋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야구는 결과론이다. 이 위원도 “팬들은 송 감독의 상황 대처능력, 선수기용이나 작전에 대해 아쉬운 점이 있겠지만 그 역시도 결과론적인 얘기다. 만약 성공했다면 명장으로 추앙 받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과정을 떠나 일단 성적이 나지 않았다. 그것만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대구|홍재현 기자 hogn927@donga.com 트위터 @hong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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