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이룬 나성범의 욕심… 아직 우승·GG 남았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4년 10월 7일 06시 40분


NC의 간판타자 나성범(25). 스포츠동아DB
NC의 간판타자 나성범(25). 스포츠동아DB
올스타·금메달·PS…3할-30홈런-100타점도 유력

NC 나성범(25)에게 2014년은 특별하다. 원하던 바가 다 이뤄졌다. 타자로 전향한 지 불과 3년 만에 최고의 타자 조건인 3할-30홈런-100타점 달성이 유력하고, 인천아시안게임 국가대표팀으로 뽑혀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올스타전에 초대됐고, 가을야구도 경험하게 됐다. 야구를 하면서 한번도 해보기 힘든 일들을 1년 안에 모두 경험하는 복을 받았다.

단순한 행운은 아니다. 나성범은 “운이 좋았던 것 같다. (김경문) 감독님께서 날 믿고 잘 하든, 못 하든 계속 기용해주신 덕분에 좋은 성적도 낼 수 있었다”고 겸손하게 말했지만, ‘행운’은 준비한 자에게 찾아오기 마련이다.

나성범은 올 스프링캠프부터 시즌을 철저히 준비했다. 그는 “지난해 부상(오른손 유구골 골절) 때문에 제대로 캠프를 보내지 못했고, 재활을 하느라 시즌 중반 선수단에 늦게 합류했다. 그 후에는 안 아프고 뛰어야한다는 생각만 하고 시즌을 치른 것 같다”며 “올해는 캠프부터 달랐다. 일단 준비를 열심히 했다. 덕분에 시즌 초부터 좋은 타구가 나왔고, 그 타구가 홈런이 되면서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나성범은 덤덤하게 말했지만 과정이 쉽진 않았다. 특히 그를 괴롭히는 말이 ‘2년차 징크스’였다. 마치 사실처럼 굳어진 편견을 떨쳐내기 위해 부단히 애썼다. 스스로 “주위에서 얘기를 많이 하셨는데 최대한 의식 안 하려고 노력했고, 나름대로 준비도 열심히 했다”고 할 정도였다. 시즌 중반 슬럼프를 겪을 때도 고민도 많았지만 비결은 단순했다. 묵묵히 자신이 해야 할 일만 집중하면서 구슬땀을 흘리는 것이었다.

역시 땀방울은 배신하지 않았다. 나성범은 열심히 한 만큼 목표해왔던 일들을 하나씩 해내고 있다. 마치 게임에서 한 단계, 한 단계 ‘스테이지 클리어’ 해가는 캐릭터와 같이 쉼 없이 달리고 있다. 그 결과 많은 것을 이뤘지만 그럼에도 만족은 없었다. 나성범은 야구로서 해내고 싶은 게 너무나 많은 선수다.

나성범은 ‘목표를 다 이뤘다’는 말에 “아직 골든글러브가 남아있다”며 고개를 흔들고는 “포스트시즌도 해야 한다”고 긴장의 고삐를 조였다. 나성범은 “국가대표팀에서 함께 방을 쓴 형들이 아시안게임이 ‘미리 보는 플레이오프’라고 했다. 준결승과 결승을 치르면서 ‘경기는 한 번 뿐이다. 기회는 없다’면서 포스트시즌 경기 당일이 되면 자신도 모르게 붕 뜨는 느낌을 받는다고 하더라”며 “분명 긴장되겠지만 어느 팀이 올라오든 한 경기, 한 경기 최선을 다 해서 뛰겠다”고 이를 악물었다.

홍재현 기자 hogn927@donga.com 트위터 @hong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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