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의 이 한줄]저비용 고효율 ‘머니볼 경영’… 핵심은 끝없는 혁신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0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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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령 내가 성공을 거두고 있을 때라도 변화를 추구하라. 영원한 현상 유지는 없기 때문이다.더욱이 돈이 없는 팀에게 장기적으로 사용 가능한 해결책을 찾는다는 것은 절대 불가능하다. 오로지 단기적 해결책만이 살아남는 방법이다. ―‘머니볼’(마이클 루이스 지음·비즈니스맵·2011년) 》

‘머니볼’은 미국 메이저리그의 가난한 구단 오클랜드 애슬레틱스가 1990년대 후반부터 어떻게 놀라운 성적을 거둘 수 있었는지 비밀을 추적한 책이다. 뉴욕 양키스, 보스턴 레드삭스 등 부자구단은 스타 선수를 거액에 영입해 좋은 성적을 거두지만 가난한 구단은 성적도 바닥권에 머문다. 이는 당연한 상식으로 통했다. 하지만 빌리 빈 단장은 모든 이의 예상을 뒤엎고 1998년부터 2014년까지 8번이나 오클랜드를 포스트시즌에 올려놨다.

빈 단장은 새로운 게임의 법칙을 내세웠다. 홈런 펑펑 치는 타자, 삼진 잘 잡는 투수를 거들떠보지 않았다. 값이 비쌌기 때문이다. 그 대신 저비용 고효율의 선수들을 찾아냈다.

누구도 눈여겨보지 않은 선수들을 골라내 스타로 키워 냈다. 이 선수들의 가격이 비싸지면 트레이드 시장에서 팔고, 다시 유망주를 받아오는 방식으로 팀을 운영했다. 파격으로 불렸던 ‘머니볼’은 이제 야구계에서 상식으로 통한다.

그런데 올해 오클랜드의 모습은 ‘머니볼’ 이론과 사뭇 달랐다. 유망주를 내주고 대형 선수를 잇달아 영입했다. 혹자는 빈 단장이 우승을 위해 초심을 버리고 자신의 원칙을 깼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머니볼’은 원칙이 아니다. 주어진 조건에서 최적의 성과를 내기 위해 끊임없이 변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최근 10여 년 동안 다른 팀들도 ‘머니볼’을 익혔다. 빈 단장이 원하는 선수를 쉽게 내주지 않는 상황에서 변화가 필요했다.

올해 포스트시즌에서 쓴잔을 마시며 ‘머니볼 시즌2’는 실패로 끝났다. 하지만 ‘내가 이길 수 있는 곳에서 나만의 강점을 가지고 경쟁해야 한다’는 빈 단장의 소신은 여전히 유효하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머니볼#오클랜드#저비용 고효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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