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화 예금 ‘뭉칫돈 블랙홀’… 1년 8개월만에 117배로 급증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0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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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험-고수익 상품 과열… 금융당국, 모니터링 강화

저금리 기조가 계속되면서 국내 은행보다 1%포인트 정도 높은 금리를 주는 중국 위안화예금에 뭉칫돈이 몰리고 있다. 위안화예금의 인기는 예금을 기반으로 한 자산담보부기업어음(ABCP) 등 고위험 고수익 상품으로까지 확대되면서 과열 기미를 보이고 있다.

금융당국은 증권업계에 위안화예금 ABCP 판촉 자제를 요청하는 등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나섰다.

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8월 말 현재 국내 거주자의 위안화예금 잔액은 199억7000만 달러(약 21조3500억 원)로 올 들어 133억 달러(199%) 증가했다. 2012년 말(1억7000만 달러)과 비교하면 1년 8개월 만에 무려 117배로 급증한 규모다. 전체 외화예금에서 위안화예금이 차지하는 비중도 2012년 말 0.4%에서 지난해 말 13.7%로, 올 8월 말엔 29.1%로 빠르게 커졌다.

국내 증권사들은 위안화예금에 가입한 뒤 이를 담보로 ABCP를 앞다퉈 발행하고 있다. 8월 한 달간 위안화예금 ABCP에 몰린 자금은 4조6000억 원에 이른다.

저금리 기조 속에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국내 부동자금이 위안화예금으로 빠르게 옮겨가는 것으로 분석된다. 국내 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연 2%대 초중반으로 내려앉은 반면 중국계 은행은 1년 정기예금에 연 3.25%의 이자를 주고 있다.

최근 위안화의 상대적인 강세 기조도 한몫하고 있다. 위안화예금은 원화를 달러로 바꾸고 다시 위안화로 환전해 예금하는 방식인데 이 과정에서 환차익을 챙길 수 있다.

이에 따라 금융감독원은 과도한 쏠림 현상과 홍콩 사태 등 중국 경제의 불안 요인을 우려해 증권업계에 지나친 ABCP 판촉 활동을 자제하고 불완전판매가 없도록 주의할 것을 요청했다. 앞서 환헤지 위험 등 위안화예금의 위험 요인을 점검한 결과에서는 큰 문제점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위안화#뭉칫돈#고수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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