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분 밑에서 야구할 수 있다면…” 김경문과 아이들, 미라클 NC 꽃피우다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0월 6일 17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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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문 감독. 사진 동아DB
김경문 감독. 사진 동아DB
4일 마산구장에서 열린 NC와 두산의 경기. 4-4 동점이던 8회말 2사 후 타석에 들어선 NC 이종욱은 상대 선발 마야를 상대로 오른쪽 담장을 넘어가는 결승 홈런을 때려냈다. 하루 전 포스트시즌 진출을 결정지은 NC는 이종욱의 홈런 한 방으로 3위를 확정지었다.

2012년 프로야구 9번째 구단으로 창단한 NC는 1군 진입 2년 만에 포스트시즌 진출이라는 쾌거를 이뤘다. 신생팀 최단 기단 포스트시즌 진출 기록이다. 종전에는 빙그레(현 한화)가 1군 세 시즌만인 1988년에 플레이오프에 진출에 성공했다.

가장 큰 원동력은 김경문 감독의 지도력이다. 창단 첫 해부터 지휘봉을 잡은 김 감독은 다른 팀에서 방출된 원종현과 홍성용 등을 1군의 핵심 불펜 요원으로 키워냈다. 또 2차 드래프트에서 데려온 이재학, 김정호, 지석훈, 모창민 등을 성장시켜 창단 첫 해 7위를 했다. 모두 팀의 주전으로 뛰고 있다.

모자란 2%를 채운 건 올해 자유계약선수(FA) 자격으로 NC 유니폼을 입은 이종욱과 손시헌이다. 모두 두산 시절 김 감독과 인연을 맺은 선수들이다.

2004년 두산 지휘봉을 잡은 김 감독은 한해 전 신고 선수로 입단한 손시헌을 주전 유격수로 기용하며 한국을 대표하는 유격수로 키워냈다. 이종욱은 현대에서 방출된 뒤 2006년부터 두산 유니폼을 입었는데 그의 입단을 김 감독에게 추천한 게 바로 손시헌이었다. 선수 보는 눈이 남다른 김 감독이 아니었다면 둘은 그대로 선수 생활을 접을 수도 있었다.

FA 자격을 얻은 두 선수가 모두 NC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결정적인 계기 역시 김 감독이었다. 이종욱은 4년 간 50억 원, 손시헌은 4년간 30억 원에 NC에 입단했다.

두산도 두 선수 모두에게 거액의 돈을 제시했다. 특히 이종욱에게는 섭섭지 않은 대우를 약속했다. 하지만 이종욱의 선택은 NC였다. 그는 "김 감독님만 보고 이 팀을 선택했다. 감독님은 이종욱이란 선수를 만들어주신 분이다. 그 분 밑에서 다시 야구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는 데 대해 감사했다"고 했다.

이종욱은 5일 현재 타율 0.289에 6홈런, 73타점, 15도루를 기록 중이다. 결승타는 9개를 쳤다. 손시헌도 타율 0.303을 기록하고 있다. 두산의 황금시대를 이끌었던 김경문 감독의 그의 아이들은 올해 NC에서 새로운 꽃을 피우고 있다. 반면 이들이 떠난 두산은 이날 현재 7위로 포스트시즌 진출이 사실상 힘든 상황이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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