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리, 제주도 석삼이 이야기 “네 눈빛이 사납게 변해가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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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년 10월 6일 15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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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리 사진= 이효리 블로그
이효리 사진= 이효리 블로그
이효리

가수 이효리가 어떤 개의 씁쓸한 사연을 공개했다.

이효리는 5일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이 개의 이름은 석삼이입니다. 제가 임의대로 지어 부르는 것이니 혹 다른 이름이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마을 농기구를 보관하는 창고 마당, 이곳이 석삼이의 집입니다”라는 글과 함께 여러 장의 사진을 게재했다.

이어 이효리는 “원래 이곳엔 크고 사나운 누렁이 한 마리가 묶여있었고 마당엔 작은 백구로 보이는 강아지 두 마리가 함께 있었습니다. 누렁이에겐 한놈이, 작은 강아지들에겐 두식이, 석삼이라 이름을 붙여주고 앞을 지나갈 때마다 안부를 살피고 간식도 나눠주며 지냈습니다”고 설명했다.

이효리는 “이런 시골에 사는 녀석들이 대부분 그렇듯 하루 종일 묶여 비가 오면 비 맞고 눈이 오면 눈 맞고. 게다가 이곳은 창고라 사람이 살지 않고 끼니도 자주 거르는 것 같아 더 마음이 쓰였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부터 묶여있던 누렁이는 보이지 않고 대신 그 자리에 아직 작은 강아지 석삼이가 묶여있었습니다”고 밝혔다.

또한 이효리는 “다음은 너구나. 석삼아. 다 클 때까지 이곳에 묶여 지금의 해맑은 너의 눈빛은 조금씩 사납게 변해가겠구나. 우리 구아나를 닮은 석삼이가 마음에 걸려 틈날 때마다 들러 만져주고 놀아주니 멀리서도 우리 차 소리를 용케 알고 반기는 똑똑한 녀석”라고 말했다.

이효리는 “그렇게 석삼이는 매일매일 조금씩 커서 이제 성견이 되었고 얼마 전 한 일주일 간의 자유를 얻고 어떤 개와 며칠 동네를 돌아다니다 다시 이 자리에 묶였습니다. 오늘 가서 보니 젖이 부풀어오고 배가 나오는 것이 새끼를 가진 것 같았습니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이효리는 “몇달 뒤면 저 찬 바닥에 새끼를 낳고 우린 그 곳을 지나갈 때마다 석삼이가 보이지 않을까 마음을 졸이겠지요. 뭔가 말을 하는 것 같은 녀석의 눈빛에 오늘 마음이 무척 무겁습니다”고 덧붙였다.

이효리. 사진= 이효리 블로그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기사제보 dn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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