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온타케산 분화 직전 2가지 전조 있었다…‘안개와 ○○’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0월 6일 13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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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동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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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까지 51명이 숨져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일본 최악의 화산재해로 기록된 온타케(御嶽·해발 3067m) 산 분화 직전에 2가지 전조가 있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6일 산케이신문에 따르면 나가노(長野) 현 이나(伊那) 시의 산악 사진가 쓰노 유지(津野祐次·68) 씨는 20여 년 전부터 200회 이상 온타케 산을 올랐지만 분화 당일인 지난달 29일 평소 겪지 못한 이상한 현상을 봤다.

먼저 안개. 이날 그가 출발한 나가노 현 구로사와 등산로 입구에서 8부 능선까지는 시계 50m 정도의 안개가 자욱했다. 하지만 분화 40분 전인 오전 11시 10분경 8부 능선을 오르자 안개가 갑자기 개면서 청명한 하늘이 보였다. 주변 등산객들은 "멋지다"고 환성을 올렸다. 하지만 그는 "이런 일도 있나"라며 의아해했다. 온타케 산에서 처음 겪는 일이었다.

또 한 가지는 달걀 썩는 냄새. 8부 능선에서 200m 이상 더 오르니 갑자기 악취가 진동했다. 1km 정도 서쪽의 지옥 계곡에서는 늘 이 냄새가 나고 있지만 바람에 실려 여기까지 온 것일까 하고 의아하게 여겼다.

이어 정상까지 200m 거리에 이르자 여름철 검은 적란운 같은 큰 구름이 산 정상을 덮고 있었다. 분연이었다. 곧이어 불타는 듯한 소리가 울려 퍼졌고 산 정상에서 거대한 벽과 같은 분연이 덮쳐왔다. 천둥 치는 듯한 소리가 몇 번이나 울렸다. 바짝 엎드린 쓰노 씨의 몸을 뜨거운 바람이 덮쳤다. 운 좋게 화를 면한 그는 분연 연기가 개이자 근처 산장에 일시 피난한 뒤 하산에 성공했다.

쓰노 씨는 "안개가 개인 것은 분화 직전 산의 열기 때문이었을 것"이라며 "전조를 미리 알아채지 못했다"고 아쉬워했다. 온타케 산은 35년 전엔 1979년에도 분화했다. 당시 인명 피해 없이 화산재 피해를 입자 다음해에 당일치기 등산이, 그 다음해에 산장 숙박이 허용됐다. 신문은 "당시 등산객들에게 '악취를 주의하라'는 안내문이 배포됐지만 세월이 지나면서 잊혀졌다"고 전했다.

도쿄=배극인 특파원 bae215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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