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12% 지지율의 새정연, ‘투쟁 정치’ 언제까지 계속할 건가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0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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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민주연합의 정당 지지도가 12.7%까지 떨어졌다. 여론조사 전문회사인 모노리서치의 1일 발표에 따르면 창당 이후 최저치를 또 경신했고, 새누리당 51.7%의 4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지난달 29일 발표된 리얼미터(18%)나 3일 나온 한국갤럽(20%) 조사 결과도 형편없다. 세월호 특별법을 빌미로 국회 등원을 거부한 채 장외 투쟁을 벌였던 새정연은 대리기사 폭행사건까지 겹쳐 지지율이 곤두박질치면서 제1야당이라는 말이 부끄러운 지경이 됐다.

그제 새정연 김진표 전 원내대표는 중진 의원 전원에게 e메일을 보내 “(우리 당은) 강경파들에게 휘둘려 극단적인 진영논리에 매몰되면서 싸움질에만 유능하고 민생 해결에는 무능했다”며 당의 전면적 변화를 촉구했다. 그는 어떤 경우에도 장외투쟁을 이유로 국회를 공전시키거나, 법안 하나를 가지고 모든 의정활동을 연계시키는 투쟁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는 것만이 새정연이 살 길이라고 강조했다. 전직 원내대표가 오죽 답답했으면 이런 서한까지 보냈겠는가.

정당의 계파들이 정책이나 이념을 놓고 선의의 경쟁을 벌인다면 정당의 발전에도 도움이 된다. 그러나 새정연에선 최대 계파인 친노(친노무현)를 비롯해 ‘부족장’의 이름을 앞세운 계파들이 서로 적대시하며 권력을 독차지하려는 패권주의적 행태를 보인다는 게 문제다. 운동권 출신이거나 좌편향 강경파들일수록 계파에 목을 매는 성향이 강하다. 계파가 다르면 지도부까지 마구 흔들어 10년간 당 대표만 28명이 바뀌었다.

어제 문재인 의원은 “지금이 새정연의 마지막 기회”라며 “지금까지와는 다른 정치를 과감히 선택해 당을 전면 재구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10·4 남북정상선언 7주년 기념식에서 한 말이지만 시민, 지지자, 당원 등 ‘장외 세력’을 끌어들여 당권을 장악하겠다는 투쟁 선언처럼 들린다. 새정연 내부의 계파 갈등이 고스란히 정치에 투영되면서 다시 국회를 공전시키고, 정국을 마비시켜 결국 민생에까지 악영향을 줄까 걱정스럽다.

계파 싸움에서 선명성이 부각될수록 정치는 타협이 아니라 투쟁으로 변질된다. 김 전 원내대표의 호소와는 거꾸로 새정연이 또 장외 세력을 업고 강경투쟁 일변도로 나간다면 10%대의 지지율도 위태로울 수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지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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