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 조 “이순신 사즉생-박정희 배짱으로 美하원 도전”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0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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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계 로이 조 뉴저지 출정식… ‘골리앗’ 6선 개릿의원과 한판 승부

이순신 장군의 ‘사즉생(死則生·죽을 각오를 해야 산다)’과 박정희 전 대통령의 ‘배짱’.

지난달 30일 미국 뉴저지 주 티넥 메리엇호텔에서 열린 한국계 미국인 로이 조(조동휘·33·사진) 변호사의 연방 하원의원 선거 출정식에서 나온 두 가지 선거 전략이다.

조 변호사는 미 민주당 역사상 최초의 한국계 미국인 하원의원 후보. 뉴저지 제5선거구에서 공화당의 강경 보수세력인 티파티 소속이자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저격수’라고 불리는 6선의 스콧 개릿 의원에게 도전장을 냈다. 5선거구는 다른 지역보다 소득수준이 높고 백인이 90%인 전통적 공화당 강세 지역. 그야말로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인 셈이다.

이 때문에 출정식 분위기는 비장했다. 사회자 겸 지지 연설자로 나선 마이클 윤 저지시티 시의원은 “여러분 모두 ‘명량’이란 영화를 봤을 것”이라며 “이순신 장군은 ‘죽고자 하면 살고 살고자 하면 죽을 것이고 한 사람이 길목을 지키면 적 1000명도 두렵게 할 수 있다’고 하셨다. 전선 12척으로 수백 척의 일본 수군을 무찌른 명량대첩의 정신으로 죽을힘을 다해 싸워야 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연단에 오른 조 변호사는 30분간 영어로 지지를 호소했지만 그 내용 대부분은 한국인 특유의 강인한 정신이었다. 그 대표적 예로 1964년 서독을 방문했던 박 전 대통령 얘기를 꺼냈다. 그는 “당시 한국은 최빈국 중 하나였다. 박 대통령은 광원과 간호사의 월급을 담보로 차관을 빌렸다. 10개년 경제계획을 설명하고 ‘한국의 미래에 투자해 달라’고 호소해 서독 총리를 감동시켰다”고 했다. 이어 “내 몸에도 그런 한국인 특유의 배짱과 용기의 피가 흐르고 있다”고 강조해 큰 박수를 받았다. 이날 모인 500여 명의 한인은 ‘20∼30년 뒤 한국계 대통령 후보를 갖고 싶다면 지금부터 연방 하원에 한국계 의원을 꾸준히 진출시켜야 한다’는 데 크게 공감했다.

뉴욕=부형권 특파원 bookum90@donga.com
#로이 조#미국#미국 하원의원 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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