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간식, 당근·각설탕만 먹이세요?

  • 스포츠동아
  • 입력 2014년 10월 3일 06시 40분


명진피드텍의 이재도 대표(앞)와 주기남 부장이 ‘JD HORSE 쿠키’를 들고 포즈를 취했다. CJ제일제당 선후배였던 이들은 퇴사 후 의기투합, 9개월간의 노력 끝에 국내 최초의 말 전용 간식을 개발했다. 사진제공|명진피드텍
명진피드텍의 이재도 대표(앞)와 주기남 부장이 ‘JD HORSE 쿠키’를 들고 포즈를 취했다. CJ제일제당 선후배였던 이들은 퇴사 후 의기투합, 9개월간의 노력 끝에 국내 최초의 말 전용 간식을 개발했다. 사진제공|명진피드텍
■ 국내 최초 말 전용 간식 등장

이재도 대표, JD HORSE 쿠키 개발
곡물·건초 등 20여종 원료 혼합 제조
“큰 돈보다 축산업 새 길 열고 싶었다”

말먹이 하면 흔히 당근을 떠올린다. 하지만 말은 당근만 먹고 살 수 없다. 영화를 통해 잘 알려진 각설탕처럼 주식이 아닌 간식이기 때문이다. 말을 훈련시키거나 기운을 북돋워줄 때 이런 간식이 활용된다. 하지만 당근 등 채소는 수확 철이 아니면 공급이 어렵고, 장기보관도 한계가 있다. 각설탕도 많이 먹이면 말의 건강을 해칠 수 있다. 이 때문에 해외에선 말 간식으로 전용 가공제품이 인기를 얻고 있다. 일부 국내 말 축산 농가와 승마장에서도 외국 제품을 수입해서 먹이고 있지만 비싼 가격과 유통기한이 문제였다.

● 국내 최초 말 전용 간식 영양 만점

승마장과 축산농가의 고민을 해결해줄 말 전용 간식이 국내 최초로 개발됐다. 명진피드텍이 1일부터 시판에 들어간 ‘JD HORSE 쿠키’가 그것이다. 곡물, 채소, 식물성오일, 건초 등 말이 좋아하는 20여종의 원료를 최적의 비율로 혼합한 후 고온 스팀으로 떡을 찌듯 제조했다. 영양이 풍부하고, 수분을 10% 이내로 건조해 장기간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다. JD HORSE 쿠키를 개발한 명진피트텍 이재도(60) 대표는 축산학을 전공하고 CJ제일제당 사료사업 부서에서 30년간 근무한 축산 전문가다. 2008년 퇴직 후 상실감에 시달렸던 그는 우연히 자신의 재능을 살려 국내 축산업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일을 찾게 됐다.

“지난해 부산마사회에 헤일리지(습식건초사료)의 개발 및 납품을 하면서 말 산업 종사자들을 많이 만나게 됐다. 국산 말 간식이 절실하다는 그들의 목소리가 내 의욕을 깨웠다.”

이 대표는 곧바로 말 간식 개발에 팔을 걷어붙였다. CJ제일제당 재직시절의 애견사료 개발 경험이 큰 도움이 됐다. 전문가들의 조언을 받아 최적의 원료를 배합했고, 9개월간 샘플생산 및 테스트 끝에 마침내 국내 처음으로 말 전용 간식을 탄생시켰다.

● 승마장, 방문객 판매로 추가 수익 창출

JD HORSE 쿠키는 말 간식을 넘어 말 영양제로도 손색이 없다. 비타민, 미네랄, 아미노산 등 영양이 풍부하다. 지속적인 시식 테스트를 통해 모든 연령의 말이 좋아하는 맛과 향을 구현해냈다. 보조 사료로 활용하면 어린 자마의 골격 발달과 허약마, 노령마, 더위에 지친 말의 영양보충에 큰 도움을 준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농장용(600g)과 1회용(80g)으로 출시됐는데, 1회용은 승마장에서 방문객에게 ‘말먹이 주기 체험용’으로 판매해 추가 수익을 올릴 수 있다.

명진피트텍은 말 전용샴푸 ‘JD HORSE 샴푸’와 발효사료 ‘JD HORSE 헤이’도 함께 선보였다. 샴푸는 해충이 기피하는 천연허브향을 사용해 위생을 관리하고, 말 체취를 없애 안락한 승마를 돕는다. 사료는 검역이 까다로운 부산마사회에 납품되며 품질과 안전성이 입증됐다. 이들 제품들은 수입품과의 경쟁을 위해 거품을 뺀 가격으로 통신판매(www.mjfeed.co.kr) 된다.

이재도 대표는 “말산업발전법 시행과 승마인구 증가로 국내 말 산업은 발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큰 돈을 벌기 위해 이 사업을 시작한 것은 아니다. 국내 축산업에 새 길을 개척하고, 회사를 키워 이른 나이에 퇴직한 옛 동료들에게 일터를 제공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김재학 기자 ajapto@donga.com 트위터@ajap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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